| | | 유목민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가축과 함께 끊임없이 이동하는 삶을 살아간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그네들의 삶에서 자유를 느끼기도 하지만,
우리와 다른 모습에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그들의 주거공간은 한 곳에 자리 잡고 사는 우리네 모습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늘 새롭게 느껴지게 된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유목민족인 몽골의 전통가옥은 ‘게르’라고 한다.
몽골 특유의 극심한 기후 변화와 유목생활에 적합하게 발달된 이 주거형태는
다양한 용도의 거주 시설이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에 다시 세우거나 정리하기가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어
예로부터 이용되어 왔다고 한다.
게르의 형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원룸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남쪽에 오가는 문이 있고, 중앙에 화덕이 있으며, 여성과 남성의 침대가 각 두 칸씩
따로 놓여 있다고 한다.
칸막이가 전혀 없는 공간에 기둥 두세 개가 지붕을 떠받치는 것이다.
한 게르에 온 가족이 살게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몽골인의 부부생활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16세기 유럽에서는 집 안의 개인용 방이 없었기 때문에 부부가 밖에 나가서 섹스를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몽골의 기후는 밖에서 섹스를 즐길 정도로 완벽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초원에 아이들을 내보낼 수도 없어
부부는 게르 안에서 잠자리를 가졌다.
물론, 아주 자연스럽게 아이들 보는 앞에서 말이다.
몽골의 성문화는 꽤나 개방적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성생활을 보고 자라며, 유목 생활을 하면서 초원에서 이루어지는
동물들의 교미도 여러 차례 목격하기 때문에 그 행위가 반드시 은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 속 동물들은 발정기간이면 아무렇지 않게 교미를 가지기 때문에, 그것을 보는 아이들도
행위에 대해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한다.
자연스러운 행위의 일부로 보지만, 몽골에서도 성(性)에 대한 인식은 존재한다.
부부의 성생활은 항상 여성의 침대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것이 여성에 대한 배려라고 여기는데, 행위에 있어서 여성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섹스는 여성의 영역으로 보며, 그 부분을 존중하여 여성의 침대에서 잠자리를 갖는다.
이로써 알 수 있는데, 몽골에서의 여성은 그 지위가 상당히 높다고 한다.
유목 생활을 하면서 각자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에 자존심이 강한 경향을 보이는 이유도 있지만,
자연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온 천성 탓도 있을 것이다.
예부터 이런 문화가 자리 잡아 사회적으로도 여성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데 익숙하다고 한다.
일례로, 아들과 딸이 장성하여 학교에 가게 될 때 딸을 먼저 보낸다고 한다.
아들은 공부 시키고, 딸은 일해야 했던 예전 우리네 모습과 다른 문화인 것이다.
또한 몽골의 성풍속 중에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것도 있는데, 바로 청춘남녀들의 야합이다.
주로 우거진 풀숲에서 이루어지는 젊은이들의 야합은 ‘올가’를 이용해 남들 눈을 피하게 된다.
올가는 야생마를 길들일 때 쓰는 작대기에 밧줄 고리를 단 물건으로,
풀숲 앞에 이것을 꽂아 놓으면 그 근처에 사람들이 가지 않는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하나의 신호라고 한다.
자연스러움과 은밀함이 공존하는 몽골의 성(性)문화, 숨기는 데 급급한
우리의 성(性)문화가 배워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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