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여인들의 강력한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얼굴? 눈물? 웃음? 물론,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여인들의 여러 무기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손톱이라고 생각한다.
노기(怒氣)에 차서 손톱을 세우고 달려드는 여성을 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여자의 무기가
손톱이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손톱은 다른 용도의 무기로도 사용된다.
새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여인의 기다란 손톱에서 섹시함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손톱의 무한 매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섹시함뿐이 아니다. 수줍게 물들인 붉은 봉선화물은 순수하고 청순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손톱의 매력을 가꾸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네일 아트’란 이름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된 일이지만, 손톱 치장을 이용한 미용은
고대 문명 초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붉고 선홍색을 띤 손톱은 여성의 아름다운 손의 상징이자, 남성에게는 건강미와 젊음의 상징이었다.
B.C 3000년의 기록에서 고대 이집트와 중국의 손톱관리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데,
당시는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준으로서 손톱에 색을 입혔다고 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손톱에 붉은 봉선화 꽃물을 들이는 풍습은 신분의 격차와 상관없이 이루어졌다.
이것은 병마를 막기 위한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 붉은 색을 무서워하는
귀신을 쫓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이 풍습이 전해져 내려오면서 ‘물들인 손톱의 붉은 기가 없어지기 전에 첫눈을 맞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애정기원으로 전이되었다.
붉게 물든 손톱을 가슴에 안고 첫눈을 기다리는 여고생의 모습은 남자들에게도
아련한 환상을 가져다주었다.
현재 여성들의 손톱을 빛나게 해주는 매니큐어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 번성하기 시작했다.
그저 다양한 색을 입히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손톱의 손질 및 관리법을 통틀어
매니큐어라고 하는데, 이것은 과거에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다.
이후, 1800년경에야 비로소 대중화가 되어 손톱치장이 유행하게 되었다.
빨간 기름과 염소가죽으로 광택을 내며 시작된 손톱미용은 1900년경 유럽에서 미용이 아닌
관리적인 면에 집중하면서부터 산업화되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색상들이 출시되었고,
대중들이 스스로 선호하는 색을 고르기 시작했으며, 1935년엔 인조손톱까지 개발되어 출시되었다.
197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인 인조 손톱시대가 열렸으며, 매니큐어가 손톱에 단순히 색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잘못된 손톱이나 후천적으로 기형이 되어 병든 손톱들을
치유하고 보호하는 것으로 대중의 인식이 바뀌었다.
그 후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인기스타들에 의한 유행을 이루었다.
이로써 미국과 유럽에서는 특수층을 위한 산업이 아니라 대중을 위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하는 확실한 산업의 분야로 성장하게 된다.
매니큐어로 패션의 색상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매체에서 등장하는 팜므 파탈의 여인들은 대부분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체 등장한다.
좀 더 강인하고 섹시한 느낌을 주고자 할 때는 검은색의 긴 손톱을 선보일 때도 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만큼 매니큐어의 색도 매우 다양하다.
핏빛 빨강부터 형광 노랑까지. 당신의 그녀는 몇 가지 색상의 매니큐어를 가지고 있을까?
처음 손을 잡고 가슴 설레던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오늘은 그녀에게 어울릴만한 매니큐어를
선물해 보는 것이 어떤가?
생활에 찌든 그녀의 손을 잡고 좀 더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서툴지만 정성스레
그녀의 손톱에 붉은 기운을 불어넣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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