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결혼의 신성함을 상징하는 결혼반지, 꿈같은 신혼여행 그리고 결혼식의 들러리까지,
이 모든 것들은 결혼을 앞둔 여성들에게 동화 같은 낭만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러한 꿈같은 결혼 관례들이 과거에는 신부를 울렸던 약탈혼의 과정이었다고 하는데,
행복해야 할 신부를 울렸던 약탈혼이란 과연 무엇일까.
북유럽 게르만 사회에서는 결혼이란 여성을 약탈해 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일정한 재력과 신분을 지닌 사람은 약혼식을 통해 신부를 사들이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대부분 약탈에 의존하여 결혼 했던 것이다.
당시의 약탈 과정은 마치 전쟁과도 같았는데, 우선 결혼할 남성은 친척들을 불러 놓고
이웃 마을의 처녀를 신부로 삼고 싶다고 선언한다.
그런 뒤 적당한 날을 잡아 무기를 들고 처녀의 집 근처에 숨어 있다가 그녀를 납치해 오는 것이었다.
이때 잡혀가는 처녀의 비명 소리로 인해 달려온 사람들과 싸움이 벌어지는 일은 다반사였으며,
다행히 몰래 잡아왔다 하더라도 결혼식 도중에 처녀의 가족이나 친척들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신랑 쪽 사람들은 결혼식 내내 무기를 지니고 있어야 했다.
과거 시대 약탈혼의 흔적은 오늘날 서양 결혼식 관례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먼저 서양 결혼식에 등장하는 신랑 들러리들은 신부를 뺏기지 않기 위해 신랑 친구들이
무기를 들고 서 있었던 과거의 흔적이며, 식을 올릴 때 전통적으로 신랑이 왼쪽 신부가 오른쪽에
서 있는 것 또한 결혼식 중에 신부 측 사람들이 습격해 오면 신랑이 신부를 안고,
오른손으로는 무기를 잡아야 했던 약탈혼에서 비롯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혼여행과 결혼반지도 약탈혼의 잔재라 할 수 있다.
신혼여행은 신랑이 처녀를 뺏기지 않기 위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신부 가족들이
포기하고 돌아갈 때까지 숨어 있어야 했던 것에서 비롯되었으며, 결혼반지는 몸 전체를
옭아매었다가 차차 허리 나 다리, 혹은 팔목을 상징적으로 슬며시 묶어 신부를 데려왔던
약탈혼의 흔적인 것이다.
그런데 과거에 벌어졌던 약탈혼의 풍습은 서양 뿐 아니라 동양에서도 흔히 벌어졌던 일이라고 한다.
과거 중국의 쭈앙족 청년들은 맘에 드는 처녀가 집 대문을 나서는 순간을 숨죽여 기다렸다가,
친구들과 함께 잠복 한 후 삽시간에 들이닥쳐 처녀를 낚아채는 방법으로 약탈혼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미리 준비해 둔 혼서와 예물을 여자 부모의 침대 머리맡에 갖다 놓아두면,
그것을 본 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일 년 후 손자를 팔에 안겨주면 모든 일이
끝날 것을 알기에 끝내 허락하고 말았다 한다.
또한 징퍼족 총각들은 마음에 드는 처녀가 있으면 그녀의 소지품 한 가지를 훔쳐 점쟁이에게
가져가서는, 점쟁이로부터 궁합이 잘 맞는다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신부 납치 준비에 들어갔다.
납치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중매쟁이를 통해 예비 신부 집에 함께 기거하는 인물 가운데
쓸 만한 첩자를 구하는 일이었다.
중매쟁이는 첩자의 도움을 받아 신부의 일거일동을 미행하는 사설탐정이 되는데, 날짜가 정해지면
남자는 날쌔고 힘 좋은 장정 댓 명과 함께 신부 집 울타리 밑으로 가서 잠복을 하였다가,
첩자가 안에서 신호를 보내면 벌 때처럼 달려들어 여자를 납치해 갔다고 한다.
이처럼 과거에는 두 사람의 사랑이 아닌 일방적인 남자의 애정으로 인해
결혼이 성사되었던 것이었다.
오늘날 여인들에게 있어 행복한 핑크빛 결혼식이, 과거에는 눈물의 결혼식이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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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를 위한 궁중의 ‘태교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