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선시대는 유교적인 사회로서, 도덕적 규범이 엄격하였다.
그러나 어느 사회에서나 성생활이라는 것은 존재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보거나,
남기고 싶은 욕구 또한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유행한 것이 바로 ‘춘화’이다.
춘화가 비교적 광범위하게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조선 후기 19세기경으로 영, 정조의
문예 부흥기와 더불어 외국 문물이 들어오면서 그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춘화’란 성생활을 적나라하고 노골적으로 그린 그림으로, 주로 돈이 많고 엄격한 규율 속에
생활하던 양반들이 비밀리에 즐겨 보던 그림이다.
당시 꽤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사치품이었다.
거기다 비교적 양반들 보다 성적으로 자유로웠던 서민들은 굳이 그러한 그림을 보며
즐길 필요가 없었기에 춘화는 거의 양반들 사이에서만 유행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그림들은 은밀하게 거래되어 감상되었고, 과시욕과 교묘하게 결합 되어
점점 빠르게 퍼져 나갔다.
광범위 하게 확산되자, 질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그림 또한 생겨나기 시작 했고,
거기다 당시 유명했던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화풍을 모방한, 가짜 작품이 많이 나도는 등
유명 화가의 호를 빙자하여 그리는 이들이 많았다.
이는 자신의 그림의 품격을 높여 조금이라도 더 돈을 받고 팔려는 교묘한 속임수였다.
이러한 춘화는 몇 가지 패턴으로 나 눌 수 있는데, 우선 ‘종’이 나오는 춘화이다.
그 그림들은 우물가, 밭 등에서 종들이나, 종을 건드리는 주인이 나오는 그림들이다.
그 다음으로 양반과 기생, 중과 여인의 정사 장면이 들어간 춘화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쓰였던 패턴은 회춘(回春)의 욕구를 나타낸 양반집 노마님이 젊은 부인이나
어린 여종을 건드리는 춘화와, 남의 성행위를 엿보는 관음증의 욕구를 나타낸 춘화이다.
이처럼 조선 시대 양반들이 춘화도를 보며 무료한 생활을 견뎠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당시 그 그림들을 눈앞에서 벌어지는 정사를 보고 그렸다거나,
자신들의 행위를 상상하여 그린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모두 외국에서 들어온 춘화도를 교묘히 각색하여 우리나라의 정서와 배경에 맞게
변형 한 것뿐으로 모방일 뿐이지 창작은 아니었다.
이쯤 되면 춘화가 매우 음란하고 지저분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겠으나, 꼭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
왜냐면 춘화 안에는 그 당시 조선 후기의 여러 가지 풍속과 정서, 사상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젊은 날을 재현해 보려 노력하는 노부부의 몸짓, 앞에서 언급했던 젊어지고 싶은 욕구,
집 주인과 하인의 사랑을 훔쳐보는 하녀의 호기심 어린 얼굴, 그리고 사랑방 댓돌에 놓여 있는
남녀의 신발 두 쌍 등 우리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진솔함과 낭만, 해악 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의 다양한 생활상을 생생한 그림으로 우리에게 전달하는 춘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우리나라 역사의 귀중한 자료임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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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를 위한 궁중의 ‘태교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