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양의 기생은 오로지 성(sex)의 노리개 역할만 하는 매춘이 유일했지만
조선시대의 기생은 음악과 춤, 시, 그림 등을 즐기는 예술인으로 선비와 함께 어울리고
벗이 되어 주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삶을 사는 계층의 여인들을 칭했다.
조선의 기생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들의 영향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상위 계층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지배층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 졌으나 그 막대한 영향은 그 지배층과 함께 누렸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조선의 기생들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수청을 드는 일이다.
기생들은 어린 여자아이들이 동기(童妓)로 뽑혀 기생원에서 여러 수업을 받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방중술(房中術) 수업이다.
방중술은 침소에서 관계를 가질 때 그 방법에 대한 수업인데 그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조선 후기 영남에는 얼굴이 두꺼비처럼 못생기고 허리가 항아리만한 기생이 있었는데
겉모습과 달리 방중술에 대한 공부에 피나는 노력을 쌓아 이름을 날렸다.
선비들이 와서 그 얼굴과 행세를 보고 줄행랑을 치다가 방중술에 소문을 듣고 다시 찾아와
문지방을 네 발로 기어 나갈 정도로 대단했다고 전해진다.
한 번 그 항아리만한 배 위에 올라가면 마치 물 위에 올라 탄 것 마냥 신축성이 좋아서
대단한 율동 감을 맛 볼 수 있었고 그녀의 기술을 접하고 나면 팔도강산에 천하 미인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고 전해진다.
처음 의아한 마음에 찾아온 손님들은 단번에 그녀에게 빠져 집을 팔고 밭과 논을 팔고 올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으며 전국에 그녀에 대한 소문이 안 퍼진 곳이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그녀의 방중술을 배우려 직접 찾아온 기생들도 있을 정도였다.
결국 이 기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생원에서 직접 가르치기에 이른다.
그 방중술에 대한 기록은 짧게 남았는데 바로 개합(開合), 완급(緩急), 금종(擒縱)이다.
쉽게 말하면 개합은 열고 닫고 하는 것으로 허벅지와 다리가 맡아 하는 것이고,
완급은 빠르게 느리게 조절하는 것으로 허리가 맡아 하는 것이다.
금종은 잡았다 놓았다 하는 일인데 몸 속 깊은 곳에서 맡아 하는 일이라 눈으로 불 수 없고
실제로 경험해 보며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그 것 이상으로 알아 두어야 할 것이 흥분의 도를 처음은 약하게 시작해서
점점 강하게 올려가는 점층법(漸層法)을 익혀야 하고 허벅지와 허리의 움직임을
율동감각에 맞춰 속도와 완급을 다르게 하는 것을 익혀야 하며,
잡았다 놓았다 하는 종금법(縱擒法)은 강약을 맞춰 전율을 느끼게 하는 진동을 주어서
남자의 전신을 사로잡아 매료시켜야 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엄청난 공부와 실습을 통해야만 습득이 가능한 기술이며 이 기술을
자유자제로 사용 할 수 있을 때야 말로 뛰어난 방중술을 가진 명기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뛰어난 기술도 이 한 가지가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데 이것을 쉽게 보거나
재능을 높이 여겨 가볍게 치부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이 한 가지가 바로 사교술이다.
기생이라 함은 기예와 문예, 방중술에 재능을 닦아야 하지만 단 한 가지 사교술이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기생이라도 뒷방 퇴기와 다를 바 없다.
영남의 두꺼비만큼 못생기고 항아리 같은 기생도 이 훌륭한 기술과 함께 사교술을 널리 사용해
최고의 기생이 될 수 있었다.
이렇게 특화 화된 재능을 살려 깊게 익히면 아무리 큰 단점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며
독자적인 개성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게 된다.
또한 가장 기본적인 사람을 사귀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이러한 재능을 항상 가슴속에 지니고 있어야 겉모습에서 끝나지 않고 세상에 이름을 떨칠 수 있는
명기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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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목소리의 매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