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과거 남성의 권위주의와 품위를 중요시하고 정숙과 예의, 종교의식을 우선시 했던 가톨릭 신자들은
합리적이며 정숙한 성관계를 위해 철저한 원칙을 갖고 있었다.
그들이 유일하게 인정한 문명인의 체위는 서로의 엉덩이를 감추고 얼굴만 마주보고 하는
정면체위 뿐이었다.
인간은 명백히 동물과 다른 존재이며 인간은 절대 동물처럼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정상위가 아닌 체위는 모두 죄악으로 치부되었다.
정상위가 아닌 체위는 모두 짐승들의 행위 혹은 악마에게 홀린 것으로 기형아, 나병환자,
불구자를 낳게 된다고 믿었고 성행위는 오로지 출산을 위해서만 행해져야 하며
모든 관계는 부부의 침대 위에서만 이뤄져야 한다고 설교했다.
또한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여자는 항상 아래, 남자는 항상 위에 있는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만약 여자가 상위에 올라간 경우 남자는 동성애적 기질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며 여자는 남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으로 죄악을 저지르는 일로 규정했다.
또 그들은 성관계 횟수도 규정해 놓고 있었다.
젊은 남녀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짧게 관계를 갖는 것이 좋으며 예순을 넘긴 사람은
성관계를 하지 않도록 권장했다.
만약 과도한 관계를 가질 경우 쾌락을 탐닉하는 악마의 꼬임에 빠진 것 이라 비난하고
혐오했으며 잡아서 처벌하기도 했다.
교회에서는 정상위가 아닌 체위를 골라내기 위해 ‘속죄서’라는 것을 만들었다.
속죄서는 각종 체위가 자세하게 담긴 책으로, 행해서는 안 될 체위가 구체적으로 적혀있어서
신도들을 일일이 신문하여 위법행위를 잡아냈고 처벌했다고 전해진다.
유일하게 인간적이고 종교적으로 올바른 체위는 유럽에서만 지켜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정상위를 전 세계에 퍼트리고자 노력했다.
미개인이라고 생각했던 식민지 원주민들은 기상천외한 자세로 성관계를 갖고 있었다.
원주민들은 보통 후배위로 관계를 갖고 있었는데 선교사들이 보기엔 동물과 다름없어 보였고
그들을 신성하고 인간적인 체위인 남성상위의 정면성교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간혹 원주민 중 이에 순응하지 않는 부족도 있었는데 이럴 경우 주민들을 가혹하게 처벌하고
강제로 속죄서를 외우도록 교육해 무조건 정상위만을 하도록 강요했으며 그 내용에
어떠한 의문도 품지 못하게 만들었다.
가톨릭 신자들은 이 모든 가르침이 미개인들을 악으로부터 규정하고 근절시키는 길이라고 믿었다.
자연에 가장 가까운 체위로 성관계를 갖고 있던 원주민들은 선교사들이 전파한 체위를
‘선교사 체위’라고 불렀으며 현재까지 ‘선교사 체위’라고 불린다.
정상위관계가 모두 정숙하고 품위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남성상위의 경우 준비되지 않은 여성과 강제 성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남성의 권위주의를
더욱 가중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고 남자의 경우 두 팔로 몸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손을 유용하게 쓰지 못하고 목과 뒷덜미에 과도한 피로를 느끼며 피가 머리로 쏟아지거나
때로는 호흡이 심하게 불편할 경우가 생겨 관계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상대에 대한
관심을 잃게 만든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여자들의 경우 정상위는 순전히 남자를 받아들이는 행위로 여겨져 남자를 경멸하거나
증오의 대상으로 만들기도 했다.
또 정상위는 성관계에 대한 모든 욕망과 환상을 없애 버리며 성관계를 단조로운 의식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 강요되던 체위가 근절된 것은 1919년 보노보노 원숭이가 정상위 자세로 짝짓기를 하는 모습이
목격된 이후부터다.
이로써 그들이 그렇게 주장하던 신성한 문명인의 체위는 동물도 할 수 있는 체위가 되어서
정숙한 체위의 정의가 무색하게 되었다.
이후 현재는 인간의 성행위가 단순한 종족번식에 의미를 두지 않고 쾌락을 추구하는 차원에
더욱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때문에 성관계시 정해진 체위가 아닌 남녀가 서로 요구하는 자세로
자연스럽게 관계를 갖는 것이 더 자연에 순응하는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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