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간의 3대 본능인 식욕, 성욕, 수면욕 중에서 늘 함께 거론되는 것은 식욕과 성욕이다.
그렇다면, 이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참 대답하기 어려운 이런 질문을 모티브로 한 TV 프로그램이 있다.
제한시간 5분 동안 여자를 쳐다보지 않으면 백만 엔(약 1800만원)을 주는 일본의 ‘런던하츠’라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둘만 놓고 생각한다면, 어떤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사실, 전형적인 데이트 코스를 생각해 보면 우선 ‘먹는’다.
배가 부르면 성욕이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것이다.
물론, 이 반대의 경우도 있다.
순간적인 불꽃이 튀었다면 정신없이 사랑을 나눈 후, 허기진 배를 달콤하게 채우기도 한다.
이런 연관관계를 실제로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어떤 것이 먼저였든 간에.
몇몇 연구 결과에 의하면, 모든 문학 작품 중 성(性)적 유혹에 앞서 무엇이든 먹는 장면이 나오는
구성이 98%나 된다고 한다.
이는 섹스를 묘사하는 노골적인 문장을 막기 위해 작가들이 음식을 묘사하는 것으로
독자들에게 성(性)적 유혹의 장면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어떤 남녀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를 표현함에 있어 독자들은 그 남녀가
사랑의 행위를 할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세기의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고골리’는 많은 작품에서 음식에 대해 묘사하고
표현했는데, 섹스에 대해서는 묘사하지 않았다.
어떤 학자들은 이 작가가 성(性)경험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설을 제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섹스 없이 사랑을 묘사했으며, 독자들 또한 그 표현을 보고 ‘사랑’, 혹은
‘섹스’임을 알 수 있었다.
먹는 행위와 섹스는 비슷한 면이 아주 많다.
이 두 행위는 우리의 몸 안으로 따뜻한 것을 들여온다.
또한, 음식을 먹기에 앞서 우리의 입은 침으로 촉촉해지는데, 이로 인해 미뢰가 미각 작용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섹스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여성의 질(膣)은 점액으로 촉촉해져야 한다.
먹는 행위가 이루어질 때 입술은 상기되어 피가 몰리고 조금 부풀어 오른다고 한다.
이것 역시 여성의 음핵과 남성의 음경과 비슷하다.
게다가 입술, 음핵, 음경은 공통적인 ‘성감대’이기도 하다.
작가들이 섹스를 돌려 표현하는 데 음식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의견에
이제는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파이프 담배와 삐뚜름하게 쓴 모자, 그리고 덥수룩한 수염으로 연상되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작품에서 섹스를 표현했다.
특히, 헤밍웨이는 ‘움직이는 향연’이란 작품에서 글쓰기와 섹스는 자신에게 허전함을 남긴다고
표현하며,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최음성 음식인 굴 한 접시와 질 좋은 백포도주를 먹는다고 했다.
남성들에게 섹스는 찰나의 기쁨과 그보다 긴 허무함을 주기도 하는데, 헤밍웨이는 이를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껍질을 하나씩 들어 차갑고 물컹한 굴을 쪽 빨고 나서 신선한 포도주와 함께 목구멍으로
넘길 때면 공허함은 싹 사라지고 즐거워지면서 의욕이 생기기 시작한다.”
먹는 행위와 섹스의 행위는 결국, 비슷한 인간의 본능이다.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먹고 잘 소화시킬 때 삶의 질이 윤택해지듯이, 마찬가지로 섹스도
즐겁게 나누고 사랑으로 이루어갈 때 우리의 삶이 좀 더 건강해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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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목소리의 매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