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취업을 위한 면접 날, 옷장에 있는 옷을 죄다 꺼내 거울 앞에서 혼자만의 패션쇼를 하고
넥타이 하나를 고르는 데도 몇 시간을 허비한다.
또 혹시나 면도 자국이 남을까 얼굴을 거울 앞에 바짝 대고 입매를 요리조리 움직이기도 한다.
중요한 날, 최고의 외모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1993년 이루어진 미국의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은 평균보다
시간당 급여가 약 5%가 높다고 한다.
외모가 매력적이지 못한 사람은 평균보다 7% 정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외모가 매력적이지 못한 이들은 스스로 멋진 이들이 자신보다 만족스런
성생활을 할 것으로 여겼다.
외모는 매우 주관적인 지표임에도, 인간의 근본적인 자신감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스스로의 노력이 한 가지 목표를 둔 ‘경쟁’이 생기면 좀 더 치열해지고 과감해진다.
혼자 거울 앞에서 자기만족의 외모 가꾸기와 거울 밖 세상에서 타인과 비교되는 상태에서
외모 가꾸기는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물론, 자기만족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인간은 타인에게서 타인으로 시선을 뺏기지 않도록 무수한 경쟁을 치르며 살아간다.
타인의 시선을 나에게로 갖고 오는 것, 그 짜릿한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색다른 기분일 것이다.
‘촌스럽다’는 말의 무시무시함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그저 분위기가 도시적이지 못하다는 단순한 의미를 나타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시대의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마디로 총체적인 뒤처짐을 의미한다.
트렌드 세터가 되지 못할지언정, 뒤처져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자신을 가꾸지 않은 남자에게서 여성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남성의 유행 감각이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남성패션지의 구독률이 점차 높아지는 것은 이런 추세를 입증해준다.
인간이 스스로를 가꾸는 것은 어쩌면 성적 욕망을 표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일 지도 모른다.
최신 유행을 따르고 패션 감각을 꾸준히 기르는 것 역시 타인의 시선과 관심을
끌기 위함이란 것이다.
사람은 상대방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길 원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외모가 평범하다고 생각이 되면,
옷이나 장신구를 이용해 시선을 뺏어왔다.
아주 오랜 옛날, 사람은 나뭇잎이나 동물 가죽을 이용해 간단히 자신의 성기를 가리는
옷을 만들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심벌로 타인의 시선을 곧장 옮기도록 하는 효과를 봤던 것이다.
남자들은 끊임없이 허리에 천 조각을 둘렀고, 여자들은 허리에 구슬을 엮은 띠를 매어
그 끝에 술을 달아 흔들었다.
도발적으로 찰랑거리는 그 장신구에 시선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
이후, 옷이나 장신구로 외모를 가꾸는 것에 한계를 느낀 인간은 몸 자체를 가꾸기 시작한다.
여성들은 엉덩이의 곡선을 두드러지게 할 목적으로 허리를 졸라맸으며, 남성들은 건장한
가슴과 어깨를 위해 근육을 단련했다.
더 나아가 현대에는 한층 발전된 의학에 힘을 빌려 아름다움을 얻고 있다.
외모 가꾸기가 점점 고차원으로 발전되면서 그 기준 또한 높아졌다.
이제 경쟁은 너무나 치열하고 세상이 너무나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성에게
호감을 얻고 관심을 끌기가 매우 어렵게 된 것이다.
자신이 지닌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기에, 끊임없이 가꾸고
노력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숙명인지 모른다.
어차피 타인과의 경쟁구도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라면, 타인 앞에서 자신감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외모 가꾸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는 것만으로
이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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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