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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은 마음으로부터 온다고 했던가? 이렇게 마음의 병을 고친 명의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옛날 중국에 신통한 의술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그 명성이 널리 퍼지면서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가난한 중년 부부가 와서 하소연을 했다.
“워낙 가난하여 과년한 딸과 함께 단칸방에서 기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에 갑자기 딸의 팔이 위로 쭉 뻗쳐 마치 기지개를 켤 때의 형상이 되더니
도무지 팔을 내리지 못 하고 있습니다.
밥을 먹는 것에서부터 용변을 보는 것까지 일일이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런 괴이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의원이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부는 다 큰 딸과 함께 잠을 자고 있다가 딸이 잠든 것 같아서
한바탕 운우의 정을 나눈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곤히 자고 있다고 생각한 딸은 사실상 깨어 있었으며 숨도 크게 못 쉬고 참고 참다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자, 죽을힘을 다 써서 기지개를 켰을 것이다.
“그 두 팔은 황소 스무 마리의 힘보다 더 강한 성의 본능에 의해 올라가서
그대로 굳어 버린 것이오. 가서 따님을 데려오시오.
단 속옷이랑 모조리 벗기고 곁에도 홑겹치마 저고리만 입혀서 데려와야 하오.”
처녀의 아버지는 의원이 시키는 대로 하여 처녀를 데리고 왔다.
의원은 여러 환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나무 가지를 들더니 급히 처녀 앞으로 달려들어
그녀의 치마를 걷어 올렸다.
걷고 보니 맨살이었기에 처녀의 귀중한 곳이 그대로 드러났다.
의원은 대나무 가
지로 처녀의 옥문을 겨냥하여 찌르는 시늉을 했다.
“어머나!”
처녀는 부끄러움을 못 이겨 “뚝” 하는 소리를 내면서 대나무 가지를 손으로 막았다.
“허허허, 이제 당신의 병은 다 나았소.”
성의 본능으로 말미암아 생긴 병을 수치의 본능으로 고친 것이다.
며칠 뒤에 뼈만 남은 시골 청년이 찾아와서는 “제 병을 좀 봐 주십시오.”
의원은 “무슨 병인가? 우선 설명을 해보시게.”
“어느 날 밤 꿈에 웬 총각 한 사람이 나타나서 등에다 송장을 짊어진 채로 제 목구멍을 넘어
뱃속까지 들어갔습니다. 뱃속에서 이리저리 사방으로 돌아다니다가 간 사이에
송장을 내려놓더니 ‘과연 명당자리로군’ 하면서 곡괭이로 쾅쾅 내리쳐 간을 파헤치더니
송장을 거기다 묻어버렸습니다.
그런 뒤에 총각은 제 입으로 해서 밖으로 나가 버렸는데 그 뒤로는 도무지 밥을 먹어도
넘어가질 않고 뱃속이 답답하기만 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밤엔 잠도 자질 못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허허, 참으로 괴이한 병이로다. 사흘 뒤에 오시오. 내가 약을 지어 놓겠소,”
청년은 집으로 갔다가 사흘 뒤에 다시 왔다.
의원은 환자가 보는 앞에서 시궁창에서 흐르는 더러운 물을 한 동이 떠오더니
숯을 득득 갈아 거기서 나온 숯가루를 타 가지고 휘휘 저어 청년에게 쉬지 말고
벌컥벌컥 마시라고 했다.
“이건 지렁이 탕이라는 거요. 당신 병에는 이 약 말고는 들을 것이 없소.”
청년은 얼굴을 찡그린 채 그 약을 다 마시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틀 뒤에 다시 의원을 방문했다.
“의원님 정말 희한하게 나았습니다. 이젠 뱃속이 아주 시원합니다.
약 먹은 다음 날 밤에 또 꿈을 꾸었습니다. 송장을 묻고 간 총각이 다시 나타나서
묘를 헤치고 송장을 꺼내더니 ‘명당인 줄 알았더니 시궁창에 숯 더미로구나!’ 하고 투덜거리며
송장을 업고 제 입속에서 나가버렸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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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피우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