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년도 채 안된 젊은 남자 환자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체격도 건장하고 잘 생긴 사람이었다. 신혼 초에는 물론이고 그 이전(?)에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요즘 들어 발기가 잘 안 된다는 고민이었다. 부인과의 사이는 아무 문제가 없고 도리어 그럴수록 더 잘해주니 미안해 죽겠다는 것이었다. 진찰해 보니 발기부전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 등 다른 이상은 없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하루 한 갑 내지 두 갑을 피워 온 담배가 문제였다. 발기부전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우선 담배 끊기를 권했다. 금연학교 등록, 금연초 사용 등 힘든 노력 끝에 담배를 끊는데 성공하였고 그로부터 6개월 후 힘(?)이 다시 돌아왔다는 결과를 알려주었다.
새해 많은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 중 빠지지 않고 꼭 들어가는 것 중의 하나가 담배끊기 이다. 담배를 끊은 사람은 지독한 사람이니 가까이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제는 그와 같은 비아냥거림 때문이 아니라도 어디를 가나 환영받지 못하는 신세가 된 까닭에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흡연이 끼치는 수많은 해악 중에서 발기와 관련된 것을 빼 놓을 수 없다. 발기부전에 관한 역학 연구로 유명한 미국 메사추세츠 남성노화연구에서는 흡연이 발기부전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임을 밝힌 바 있고, 다른 많은 역학조사에서도 흡연자의 경우 발기부전이 2배 이상 증가함을 밝혔다. 수면 중 야간발기를 측정하는 장치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야간발기의 횟수와 흡연량은 반비례하는 결과를 보였다. 한편 담배를 끊을 경우 발기부전의 발생이 다시 감소한다. 특히 젊은 사람일수록 발기부전의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담배를 끊을 경우 발기력이 회복될 확률이 높다.
흡연은 음경에 혈류를 공급해주는 내음부동맥과 음경동맥에 동맥경화를 초래하고 발기조직인 음경해면체 평활근의 이완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혈관에 미친 악영향은 흡연을 중단하더라도 상당 기간 지속된다. 따라서 최근 청소년 흡연이 급증하고 있는데 흡연으로 인한 발기부전을 줄이려면 청소년 때 ‘금연’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
흡연이 여성의 임신 능력을 떨어뜨리고 불임을 초래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남성에서도 정자 수를 13~17% 정도 감소시킨다는 보고들이 있지만, 남성의 임신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한편 최근 빈도가 증가하여 남성암 발생 순위 중 다섯 번째를 차지하는 방광암의 경우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4배 이상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이는 흡연량이나 흡연한 기간 등에도 비례한다. 또한 담배를 끊더라도 정상인과 비슷한 발생 빈도로 회복하는 데는 20년 정도가 걸린다고 하니 그 해로운 정도를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신우암 발생 3배, 신장암 발생 2배 등 많은 비뇨기계 암 발생을 증가시킨다.
흡연의 영향에 대하여 설명을 해 줄 경우 똑같이 설명하더라도 방광암 환자보다 발기부전 환자들이 담배를 잘 끊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시 암 보다도 그게 더 무서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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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상담 사례 64 중절 수술 후 성관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