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옛날 중국에 한 장사꾼이 다른 지방을 돌아다니며 행상을 하다가 3년 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는 집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 긴 세월동안 아내가 정조를 지키고 있었을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아내를 시험할 요량으로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숲속에서 얼굴에 검은 숯 칠을 하여
누군지 분간이 어렵게 한 다음, 집 주위가 고요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담장을 뛰어넘어갔다.
아내의 방에는 등불이 꺼져 있었고 숨소리 가 새근새근 들리는 것으로 보아 아내가 잠든 모양이었다.
장사꾼은 살금살금 방안으로 기어가서 잠자는 아내의 몸을 불문곡직하고 덮쳐눌렀다.
“어머나! 누구야!”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라 앙칼지게 외치면서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장사꾼은 입을 꽉 다물고 더 힘을 주어 내리누르면서 반항하지 못하도록 아내의 양손을 꽉 잡아
방바닥에 고정시켰다.
“아앗! 놔 주세요! 으흐흐흑...”
아내는 울며불며 빠져나가려고 안간 힘을 썼다.
아내의 이런 모습을 생생이 느낀 장사꾼은 기분이 좋아지면서 아내가 몸부림치는 모습에서
묘한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끝끝내 자신이 남편임을 밝히지 않고는 강제로 자기의 물건을
들이 밀어 넣었다.
몸부림치기에도 힘이 다한 아내는 이윽고 맥을 놓고 기절을 하게 되었다.
장사꾼은 오랫동안 괴어 있던 봇물을 터뜨리면서 마음껏 욕망을 풀었고 아내의 배에서
몸을 내리자마자 기운이 다해서 벌렁 나자빠져 숨을 몰아쉬다가 얼핏 잠이 들고 말았다.
오랫동안 객지로 나돌았기에 모처럼 집 안방에 누운 장사꾼은 포근한 분위기에 사로잡혀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던 것이다.
장사꾼이 잠이 들자 아내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면서 반지고리에서 가위를 꺼내 사내의 물건을
싹둑 잘라 버렸다.
“으악!” 비명소리가 짧게 흘러나오더니 그 뒤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내는 불을 켜 놓고 벌렁 자빠져 있는 벌거벗은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이미 숨이 끊어진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아내는 움찔 놀라면 서 숯 칠을 한 얼굴이지만 낯이 익어보였다.
그녀는 불길한 예감에 느끼며 황급히 사내의 얼굴에 묻은 숯 칠을 수건으로 닦아 냈다.
이게 웬일인가? 바로 자신의 남편이 아닌가!
아내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자나 깨나 그리워하던 남편을 제 손으로 죽인 아내의 눈물이었다.
다음날 그녀는 관가로 가서 전후 사정을 이야기 한 다음 자신을 처벌해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사정이야기를 들은 고을 수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너는 무죄이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
그녀는 남편을 죽이고도 오히려 열녀가 되고 말았지만 평생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 움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한다.
여자의 정조를 남자들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괜한 시험을 하기도 하는데, 서로에게 믿음과 신뢰가 깊었다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대사회는 유혹의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길거리 광고 포스터, 인터넷 사이트, 잡지 등 선정적인 것들의 홍수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차고 넘치다보니 이제는 내성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유혹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현대 사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믿음 없는 사랑은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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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남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