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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시대의 남성들은 잦은 전쟁으로 인해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아내를 혼자 남겨두고 전쟁터로 떠나는 남편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혹시 남자들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적군들이 강제적으로 여자를 범할 수도 있었고,
오랜 시간 외로움을 견디다 못한 아내의 행실을 걱정하던 남자들이 고안한 것이 바로 정조대이다.
당시 로마의 사람들은 문란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으며, 공중목욕탕에서 혼욕을 즐겼기 때문 에
남자들은 항상 여자들의 정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더욱이 아내가 아기를 낳을 경우, 그 아이가 내 핏줄인지 믿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자기의 핏줄에게 재산을 상속하려고 생각했던 로마의 사람들, 전쟁터로 떠나는 사람들,
장사를 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 등 이유는 각각이었지만 그들에게 정조대는
아내를 지키고 재산을 지키기 위한 아주 소중한 물건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개발된 정조대는 튼튼한 가죽이나 쇠붙이로 만들어졌다.
물론 대소변을 볼 수는 있었지만 성행위는 할 수 없도록 여자의 허리를 빈틈없이
폐쇄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달콤한 쾌락의 문’을 봉쇄해버린 남자들은 그 견고한 기구를 ‘비너스 대’ 혹은 ‘정조대’라고
이름을 붙였다.
원래 남자들이 없는 틈을 탄 강제적인 침탈을 막아보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정조대가
나중에 는 자기 부인의 간음을 감시하는 용도로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의 사람들은 여성이 스스로는 타락에 대한 유혹을 억제할 수 없는 존재이며,
처녀와 마리아를 제외한 모든 여 성들은 저주받았다고 인식하고 여성을 취급했다.
교회에서는 여성들이 모든 재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며, 여자는 매혹적인 쾌락을
부추기는 타락의 존재들이라고 했다.
이렇게 여성들이 쾌락의 원천으로 간주되면서, 정조대의 사용은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일반적인 풍속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어머니들은 자기 딸이 12살이 되면 정조대를 채우고, 그녀가 결혼하기 전까지는
정조대를 풀어주지 않았다.
특히 순결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남자들은 순결한 처녀를 아내로 맞기를 기대했으며, 그 증거로
신부의 허리를 더듬어 옷자락 밑에 있는 정조대를 확인한 다음, 신부의 어머니로부터
열쇠를 받았다고 한다.
신혼 첫날밤이 되면 정조대 열쇠를 독점한 신랑은 신부의 정조대를 살펴보고는 문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신부의 부모와 친지, 친구들에게 “자물쇠와 문은 모두 무사합니다!” 라고
소 리 높여 자랑을 하는 순간, 문밖에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집으로 돌아갔고,
신혼의 의식은 무사히 끝을 맺었다고 한다.
이렇게 정조대가 확산되면서 정조대를 제조업을 성행시켰던 한편, 그것을 여는 사업도
번창하게 되었다.
아내들은 먼 곳으로 떠는 남편, 전쟁으로 혹시 돌아오지 못 할 수도 있는 남편들이 강요하는
금욕생활에 저항하려고 했다.
즉, 상인들이 앞문으로는 남편에게 정조대를 팔았고, 뒷문으로는 아내에게 여벌의 열쇠를
건네주면서 비싼 가격에 팔았던 것이다.
강제적으로 채워진 정조대를 열고 싶은 사람은 비단 정조대를 찬 여자뿐 만아니라,
그녀의 정 부들이었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는 자신의 신하였던 바롱 도르송비이예르 남작이 아내에게
정조대를 채운 것을 알고 있었다.
남작의 아내는 대단한 미인으로 호색한들의 눈길이 늘 불안했던 남작은 정조대를 채운 것이다.
그러나 평소 남작의 아내를 노리던 프랑수아 1세는 남작을 멀리 보내놓고 실력이 있는
열쇠장이를 시켜서 남작 아내의 정조대를 풀어버렸다고 한다.
남편은 아내에게 정조대를 채우고 안심을 했지만 아내들은 남편의 눈을 피해
더욱 부정을 저 질렀던 것이다.
자기 스스로 정조를 지킬 의지가 없는 여자에게 아무리 정교하고 튼튼한 정조대를 채운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는 일이라는 것을 남편들은 깨닫지 못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조에 관한 관념들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혼전순결을 바라는 남자들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가 되었다.
혼전순결이야 시대가 변했으니 어쩔 수 없다지만, 결혼한 여자, 애인이 있는 여자들의 정조관념은
지켜져야 하지 않을까?
물론 남자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정조는 상대를 위해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자신의 의지로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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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남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