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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년 전에,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최고의 흥행성을 갖춘 감독과 배우들이 손잡아 제작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지만
개봉 뚜껑을 열자, 흥행과 비평 면에서 저조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데, 이유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생과부가 위자료를 청구하기 때문이다.
생과부란, 남편이 있으면서도 멀리 떨어져 있거나 소박을 맞아서 과부나 다름없는 여자를 뜻한다.
수절(守節)이란 단어가 가물가물해진 이때에 왠 생과부인가.
영화에서 이경자(황신혜 분)는 회사가 남편에게 과도한 노동을 시키는 동안 자신도 생과부로
지내왔다며 회사에 소송을 건다.
경자의 남편 추형도(문성근)는 출세를 위해 모든 정열을 회사 일에 쏟아 부어 아내에 대한
애정과 성욕이 사그라진 것이다.
아니, 황신혜 같은 아내를 두고 회사일에만 매진하다니 정말 이해가 안 가는 영화였다.
그런데, 10년 전에 웃자고 만든 이 영화가 현재 실제로 사회문제가 되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섹스가 없는 부부, 섹스리스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섹스리스를 단순히 횟수로 정의를 내릴 순 없지만, 보통 3개월 정도 성관계 없이 부부생활을
유지한 커플을 가리킨다.
본능적인 성욕이 줄어든 중년의 나이가 지난 부부라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결혼 2~3년차
부부사이에도 섹스리스가 존재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부부 생활은 단순히 돈을 벌어 자녀를 양육하고 집안일 등의 가사를 돌보는 것으로만
이루는 것이 아니다.
성(性)생활이 동반되지 않으면 무미건조하게 반복되는 일상일 뿐이다.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서 외도의 합당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험한 섹스리스가 되는 이유는 뭘까.
상당수의 섹스리스 부부들이 꼽는 첫 번째 이유는 환경적 요인이다.
위에서 언급한 영화처럼 결혼을 한 남성들은 금전적으로 안정된 가정을 위해 더욱 일에 집중하게
되고 그에 따른 피로와 업무 스트레스는 자연히 밤일을 미루게 된다고 한다.
섹스가 귀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요즘 맞벌이 부부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성들은 일과 출산 및 육아까지
함께 돌봐야 하기 때문에 섹스를 멀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섹스리스 때문에 일어나는 부부갈등은 상당히 치명적이다.
서로의 욕구에 등을 돌리다 보니 성(性)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으로 상대방에게 심한 상처를
입히거나 가끔 만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섹스 파트너를 찾는 외도, 또한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방법도 취하게 된다.
부부생활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게 성생활이라는 말이 있다.
피를 나누지 않은 남남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나 남은 평생을 살아야 하는 부부에게
살을 섞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까.
몇 번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을 기억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처한 현실에서의 고독을 이해하고 보듬어보자.
마음을 채워주는 섹스는 더 이상 귀찮은 일이 아닐 것이다.
상대방에게 행위를 잘하고 못함을 평가받으려는 생각을 버리고 한 번쯤 기댈 수 있는
편안한 섹스를 시도해 보자.
굳이, 삽입 섹스가 아니어도 된다.
그저 깊은 포옹과 키스만으로도 충분하다.
남녀가 스킨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우리는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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