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과거 성병 예방을 위해 만들어지기 시작한 콘돔, 그러나 현대에는 주로 성 생활을 즐기기 위한
임신 방지용으로 쓰이고 있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접해 보는 콘돔. 그렇다면 오늘날 성 생활의 편리를 제공하는
‘콘돔’은 언제부터 사용하게 된 것일까.
고대 이집트 벽화에 콘돔을 착용한 남성이 등장 할 정도로 콘돔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여러 곤충 등으로부터 성기를 보호하고, 출산을 늘리는 부적의 의미로 쓰여
현재와는 그 쓰임과 의미가 달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콘돔으로서의 시작은 언제일까.
최초로 그럴듯한 콘돔이 만들어진 것은 17세기 중반, 50여명의 애인을 두었던 영국의 왕
찰스 2세 때였다.
섹스에 탐닉하던 찰스 2세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매독으로, 이를 지켜보던 주치의는 왕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어린 양의 맹장으로 ‘콘돔’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양 한 마리로 몇 개밖에 만들지 못하여 콘돔의 가격이 비싸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사용한
콘돔을 깨끗이 씻어 재사용 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콘돔이 18세기 들어 사교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전문 생산업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런던에서는 필립스 부인의 가게와 퍼킨스 부인의 가게 두 곳에서 대부분의 제품을 공급했는데,
양의 장간막(腸間膜)으로 만든 제품이나 맹장 두개를 겹쳐댄 제품이 최고급으로 취급 되었다.
18세기 유럽 최고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회고록에서 이 물건을 ‘영국 외투’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당시 콘돔의 인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콘돔 외에도 콘돔처럼 피임의 작용을 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당시
사교계에서 유행되고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여러 방법을 사용했던 인물이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 유럽의 최대 플레이보이인
‘카사노바’이다.
그는 독특한 피임법으로 마음껏 성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하는데, 역시 그가 가장 자주 애용했던
방법은 콘돔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콘돔은 그렇게 완전한 것이 아니어서 그는 나름대로 독특한 비법을 만들어 냈는데,
그 중 하나가 콘돔과 함께 사용했던 황금 구슬이다.
여성의 몸에 삽입시키는 이 황금구슬은 무게 60g, 직경 18㎜로 제네바의 금 세공사에게
큰돈을 주고 특별 제작한 것으로, 이 구슬이 정액을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고 밀어내기 때문에 임신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방탕한 성 생활을 했던 카사노바가 어찌 한명의 여자도
임신시키지 않았는지 이제야 의문이 풀린다.
근대의 콘돔으로서의 시작은 19세기 중반부터로, 고무가공 기술이 발전하면서 마침내 솔기 없이
매끈한 고무 콘돔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20세기 초까지 널리 쓰였던 고무 콘돔은 두께가 0.075㎜로, 질기기는 했지만 양의 맹장에 비해
착용감이 좋지 않았다.
이에 소비자의 만족도를 위해 콘돔의 두께는 점점 얇아졌고, 드디어 1950년대에 양의 맹장보다
더 얇은 0.025~0.03㎜ 두께의 현재와 비슷한 라텍스 콘돔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콘돔은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다.
비밀스런 성 생활을 위해 항상 어두운 곳에 숨겨져 있던 콘돔. 그러나 오늘날에는 건강한 성 문화를
위한 필수품이라는 인식의 변화로, 시내 곳곳의 세련된 성인 숍에서 당당하게 한자리를
차지할 정도가 되었다.
어떤 이들은 콘돔을 사는 것이 부끄러워 질 외사정이라는 임기응변식의 방법을 쓰기도 하지만,
콘돔은 절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성 생활을 할 수 있는 성인이라면 꼭 챙겨야 할 필수품인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부터라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당당히 성인 숍에 들어가 알록달록하고
특이한 모양의 콘돔을 구경하며 즐거운 데이트를 시도해 보도록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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