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결혼’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는 행복한 단꿈에 젖어 구체적인 결혼 계획을 짜기 시작하는데, 이때 결혼식의
까다로운 절차와 형식 때문에 준비를 하다가 깨지는 커플들도 종종 발생한다.
결혼을 위해서는 남자가 집을 마련하고 여자가 혼수를 준비해 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남자가 부인을 데려오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를 ‘신부 대금’이라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여자의 노동력을 높이 사는 모계사회인 아프리카에서
주로 행해진다.
신부대금은 신부의 미모, 건강 상태, 교육 정도에 따라 지불하는 대금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이처럼 아프리카에서 남성이 여자를 아내로 데려오기 위해 치르는 신부대금은 부족마다 다른데,
우간다의 간다족의 경우에는 부족내의 화폐인 조개껍질 2천5백 개와 소, 염소 등을
신부 집에 지불해야 한다.
이디오피아의 가라족의 경우에도 총각이 처녀의 집에 몰래가서 처녀가 마음에 들면 청혼을 하는데,
청혼을 받은 신부 측은 신랑 측의 재산 상태를 조사한 뒤, 신랑 측에 사람을 보내 액수를 협의하고
혼사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결정이 되고 나면 부족 장로의 보증 하에 혼사 대금이 먼저 지불되어야만 성사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진 게 없는 남자는 한명의 부인도 얻기 힘든 반면에, 부자인 남자는 얼마든지
많은 수의 부인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재화’가 아닌 ‘노동력’으로 신부 대금을 치르는 종족도 있는데, 이는 나이지리아의
‘카다라족’과 ‘카고로족’이다.
이들은 부족의 여자아이가 3~6세가 되면 아이의 부모가 신랑감을 찾아 약혼을 시킨다.
그 후 약혼한 신랑감은 정년기(13~16세)가 될 때까지 신부 집에서 일을 함으로서 남자의 노동으로
신부대금을 대신 치르는 것이다.
신부 대금에 얽힌 재미있는 사건이 과거 케냐에서도 있었다.
케냐의 삼부루족의 한 청년이 마을을 떠나 도시 생활을 하다가 독일 여자와 결혼하여 독일로 떠났다.
이 사실을 안 청년의 아버지는 자신의 허락 없이 결혼했다는 사실보다는, 신부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났고, 그는 어떻게든 신부대금을 지급하려 소 10마리를
컨테이너에 실어 독일로 보내려고 시도 하였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는 웃지 못 할 일화이다.
이처럼 어느 나라든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남녀 간에 ‘재화’는 필수이다.
그러나 돈 문제가 얽히다 보니 그에 따른 잡음도 심심치 않게 생기기도 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의 경우에도 지참금 문제로 많은 수의 젊은 남녀가 결혼을 하지 못하거나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스리랑카에서는 여자가 지참금을 적게 갖고 왔다는 이유로 아내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화형을 하는가 하면, 인도에서는 매년 5백여 명의 부인이 지참금 문제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는 결혼 제도가 혼인을 위한 지참금이 아닌, 지참금을 위한 혼인의 모습으로
변질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이란 사랑하는 남녀가 한 몸이 되어 신성한 출발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재화의 많고 적음이 결혼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면서, 신성한 결혼의
의미가 더렵혀지고 있다.
사랑하는 남녀가 여생을 함께 하고 싶어 결혼하는데, 돈이 뭐가 그리 대수란 말인가.
결혼하기에 앞서 그 사람이 보유한 재산을 가늠하기 보다는, 그 사람이 지닌 잠재 능력을
볼 줄 아는 현명한 눈을 길러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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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모르는 여자만의 특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