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치마를 입고 유혹적인 색상의 립스틱을 바른 여성, 야한 옷을 입는 여성들을
성적관념에 시달리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비난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 성적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사소한 일에도 도덕을 운운하는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더 성적으로 갈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도덕적인 것을 따지는 금욕주의자들은 스스로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금기하기 때문에
도리어 더 많은 환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즉, 생각이 더 금기시 된 것들에 집착하면서 성적인 것을 더 많이 갈구하고 반대로 도덕 자체가
순수하거나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힘을 잃었다.
예를 들자면, 성을 가장 금기시 했던 종교인 가톨릭의 성 안토니누스가 이제까지의
어떤 호색한보다도 가장 악명 높은 호색한으로 알려져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성을 금기시 하는 것이 오히려 성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하는 역효과를 낳게 된다고 한다.
성욕이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식욕은 어떠할까?
우리는 지나치게 너무 많이 먹거나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약간 어리석다고 느끼는데 그것은
그 사람이 당시에 많이 먹어서 보기 싫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평소에도 지나칠 정도로 먹는 것에만
생각과 감정, 에너지를 쏟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식생활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갈 때가 많다.
하지만 금욕주의자들은 인간이 최소한의 영양분만 섭취해야 한다면서 이들을 비난한다.
대표적인 금욕주의로는 가톨릭교회를 들 수 있겠는데, 가톨릭교회에서는 ‘대식’을
일곱 가지 대죄 가운데 하나라 여길 정도로 식욕을 금기시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식을 열렬히 비난했지만 동시에 심리적으로 먹는 것에 대하여
과도한 집착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연회의 환상이나 악마가 맛있는 것으로 유혹하는 꿈에 매일 시달렸다고 한다.
이처럼 억제하면 억제할수록 강해진다는 점에서 성욕과 식욕은 무척 흡사하다.
다이어트 할 때를 생각해 보라.
먹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고 의지를 굳히는 순간, 더 먹고 싶은 욕구도
강해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또 잠시 만족을 시켜주면 일시적으로 진정이 되다가도 절박해지면, 또다시 간절해지는 것이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인들은 금주법 시행 이후 더욱 알코올에 대한 욕망이 강해졌다고 하는데
그것이 금지된 것을 갈망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대식가, 색정광, 금욕주의자 모두는 시야가 한정되어 자기도취에 빠지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관심을 한 곳에 집중시키지 않고, 자신이 관심을 쏟을 만한 것들을
찾아가면서 다양한 방면으로 관심을 쏟는다.
심리적인 견지로 봤을 때,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는 것은 자연적인 충동이 방해받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무엇인가 박탈당한 자가 호색가인 경우가 많으며, 음식물을 비축해두는 사람일수록
배고픔에 대한 궁핍의 시기를 겪어 본 사람이 많다.
그러므로 ‘다듬어진 자유’는 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막을 수 있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과도한 것은 좋지 않으며 어느 정도의 도덕적인 제한도 필요한 것이다.
물론 힘든 노동으로 인하여 과식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건강이 나빠질 정도로 섭취하여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너무 과도한 성욕은 그 성의 노예가 될 수 있다.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모든 욕구에서 비롯되며 인간의 가장 큰 본능 중에 하나이기에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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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를 위한 궁중의 ‘태교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