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토닉 사랑’이 정말 가당키나 한 걸까?
플라토닉 사랑이란 육체적인 사랑을 배제한 정신적인 사랑을 말하는데 봇물 터지듯 개방되는
성 문화 가운데 과연 플라토닉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또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중세기에는 플라토닉 사랑이 가능했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중세기에 나타난 ‘로맨틱한 사랑’은 남녀 간의 불타는 욕정의 사랑이 아니라 마치 순수한 시절의
짝사랑을 하듯 환상적이고, 소유할 수 없는 고결한 어떤 것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 남성이 여성에게 갖는 ‘끌린다.’는 느낌은 성관계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욕망에 사로 잡혀 있지 않는 도덕적인 숭고함이었다.
남성들은 교회를 통해 성교가 불결한 것이라는 인식이 확실히 심어져 있었기 때문에
여성을 성적존재로 느낀다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즉, 여성은 그 자체로 시가 되는 아름답지만 만질 수 없는 꽃과 같은 추상적인 존재였다.
이제는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로맨틱한 사랑’은 남성이 열렬하게 여성을 원하고,
그녀에게 사랑을 얻기 위해 온 힘을 쏟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이 때, 여성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만큼 여성의 고결하고 높은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되기도 하는데 어찌되었든 여성에게 모든 것을 내어 바칠 만한 용기가 없다면 미안하지만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거나 바랄 수는 없다.
중세기에 로맨틱한 사랑이 가능했던 것은 여성이 금기시되었기 때문에 더욱 가능할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중세기의 사랑은 어떠했을까?
초기 중세기에 나타난 시나 이야기를 보면 그 당시의 로맨틱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이 당시에는 중세기 전에 나타났던 극단적인 금욕주의에 반하여 사랑이라는 감정이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아름답게 시작했다.
12세기 무렵에 등장한 ‘궁정식 사랑’은 궁정사회에서 기사와 귀부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로맨틱한 사랑의 방식이다.
결혼한 귀부인은 총각인 기사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고, 젊은 기사가 무릎을 꿇고 믿음을
서약할 만큼 하나의 이상이었다.
이 때, 귀부인은 젊은이의 타오르는 열정을 자극하고 그것을 현명하게 교화해주는
교사의 역할을 한다.
즉 여성은 하나의 환상이자 유희적인 존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중세의 가을>이라는 호이징가의 저서에서 보면, 그 당시 시는 욕망 자체를 본질적인 소재로
삼으면서, 도덕적인 염원도 포함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육체적인 사랑에 플라토닉 사랑이 자연스럽게 융화된 것이다.
이러한 시를 읽는 궁의 연인은 순결함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육체적인 사랑보다
정신적인 사랑이 더욱 강조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리고 르네상스시기에 도덕성을 강조하던 기독교사상이 이교도로 바뀌어버린 결과로
더 이상 플라토닉사랑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첫사랑만큼이나 환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사랑이 있을까?
처음으로 느낀 사랑의 감정에 부풀어 올라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을 안고 잠 못 이뤘던 나날들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중세기의 사랑을 바로 이 첫사랑의 감정이라고 하면, 가장 적합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사랑의 감정인 ‘플라토닉 사랑’이 간절하고 순수한 사랑을 하게 해준다면, 육체적인 사랑은
열정적인 것과 동시에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에 관한 한 상대를 더 성숙하게 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은 뭐라고 정의할 수 없지만, 플라토닉 사랑이건 육체적인 사랑이건 가슴 속의 열정에 빠진다면
무엇이 더 고귀한 사랑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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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커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