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 패션이 바뀌는 것처럼 사람들이 선호하는 몸매상도 눈에 띄게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지금은 젓가락처럼 빼빼마른 여자들이 아름답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건강해 보일 정도의 탄력적인 몸이 인기를 끌었다.
여성들은 독한 마음을 품은 채 현실이 원하는 이상향에 자신을 맞추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이 바라는 모습에 자신의 육체를 맞추어 나가려는 여성들의 끈질긴 노력은 미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먼 과거에도 나타나고 있었다.
지속적인 반복의 주기를 가지고 있는 유행은 여성들의 유방 크기에도 영향을 미쳤고,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취향은 16세기와 17세기의 프랑스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6세기 프랑스 여성들 사이에서는 유방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가슴이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그녀들은 깊은 계곡을 만드는 풍만한 가슴을 혐오스럽다고까지 생각했으며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선 소녀들의 것처럼 작고 봉긋한 유방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가슴형태라고 여겼다.
가슴이 도드라지기 시작한 소녀들은 자신의 유방이 크게 여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벨트와 비슷한 유방대로 가슴을 있는 힘껏 동여매었다.
성숙기를 거치고 있는 아가씨들 역시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세게 유방대를 둘렀고,
가슴이 짓눌리는 한이 있더라도 큰 가슴만은 가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미성숙한 여인들의 작은 유방은 꼭 죄는 벨트 안에서 점점 더 작게 변해갔다.
하지만 작은 가슴에 대한 여인들의 꿈은 채 100년도 넘기지 못하고 스러져버렸다.
17세기 중반에 들어서자 다시 큰 유방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여성들은 터질듯 한
여성미를 강조하기 위해 아래에서 위로 가슴을 밀어 올릴 수 있는 속옷을 입었다.
지금의 브래지어와 비슷한 형태의 속옷은 여인들의 가슴을 한층 풍만하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고, 거리는 작은 유방을 크게 보이도록 하기위해 두꺼운 속옷을 챙겨 입은
여성들로 넘쳐났다.
큰 유방에 대한 선호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남자들의 시선이 언제나 자신들의 가슴에 머무른다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은
유방을 장식함으로서 더 많은 관심을 모아보고자 했다.
19세기에 이르자 온갖 기묘한 방법으로 가슴을 꾸미는 일이 유행하게 되었는데,
어떤 여성들은 두 젖꼭지를 금으로 만든 체인으로 연결하거나 유방의 아랫부분에
보석으로 만들어진 링을 끼우기도 했다.
가슴을 뚫을 때의 찌릿한 아픔은 호기심어린 남자들의 시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며,
여인들은 누가 더 화려한 고가의 장식품을 유방에 장식하느냐 하는 문제로 목소리를 높였다.
드레스 위로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과 그 속에 숨겨진 예쁜 장식품들에 대한
남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다.
급증하는 그들의 관심은 여성들로 하여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유방에 투자하도록 만들었고,
어느덧 만족스러운 가슴을 갖게 된 일부 여성들은 자신의 가슴을 본뜬 커다란 글라스나
접시 등을 만들기도 했다.
스스로의 분신과도 같은 유방의 모습을 그대로 본 뜬 그릇에 술이나 음식을 담아
사람들에게 내놓을 때면 여성들은 나름의 희열을 느꼈고, 남성들은 그 그릇의 원형을 보고자
저마다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 가슴을 힐끔 거리곤 했다.
정성껏 가꾼 유방을 노출하거나 그것을 본 뜬 그릇을 당당하게 내놓는 행위를 값싼 허영이라고
욕할 수 있을까?
여성들의 노력을 단순한 음란함이나 성적 문란함으로 정의내리기에는 그 진지함이 생각보다 깊다.
아름다운 유방을 만들고 싶다는 여성들의 끝없는 바람은 그 자체만으로도 열망 띤
순수함으로 젖어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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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커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