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 켤레의 구두를 소장했던 것이 언론에 공개되면 구두의 여왕으로 사치스러움의 종지부를
찍었던 이멜다 마르코스.
필리핀에서 일어난 민중혁명으로 마르코스 대통령 일가는 간신히 목숨만을 부지한 채
국외로 망명했다.
결국 사치가 부른 예정된 결과였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치와 방종은 불행을 자초하는 것 같다.
이멜다는 어린 시절부터 매우 아름다웠다고 한다.
원래 그녀는 마닐라 은행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우연히 길거리 캐스팅이 되면서 주간지의 표지를
장식하게 되었다.
이멜다는 주간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1952년 미스 마닐라 콘테스트에 참가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는 달리 이멜다는 미스 마닐라선발에서 떨어지게 된다.
이 심사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기에 과감히 마닐라 시장을 찾아간다.
그녀는 시장에게 일종의 거래가 있었기에 자신이 미스 마닐라에서 떨어졌다며 눈물로 호소한다.
당찬 이멜다의 하소연 덕분에 두 사람의 미스 마닐라가 탄생하는 기이한 일도 벌어졌다.
당차고 대담한 성격의 이멜다가 필리핀에서 인기를 얻을 무렵 마르코스가 그녀에게 접근한다.
당시 하원의원이던 마르코스는 이멜다에게 11일 동안 매일 한 개씩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내면서
필사적으로 프러포즈를 한다.
결국 돈에 의해 함락된 이멜다는 마르코스의 다이몬드 반지 공세에 꺾기고 만다.
이멜다는 마르코스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이미 마르코스에게 결혼 전부터 애인이 있었고 그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허탈함에 빠져있던 이멜다는 차라리 남편의 야심을 위해 온힘을 기울이는 것이 자신을 위해
옳은 일이라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남편의 출세에 동참하게 된다.
이멜다는 마르코스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유세를 하는 현장에서 무서운 파워를 선보이는데
그녀는 필리핀 전국으로 돌아다니면서 남편과 함께 유세연설을 하기도 하고 남편을 위해
대중들에게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매력적인 이멜다가 남편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필리핀 시민들에게 아름답게 비춰진 것인가?
결국 필리핀 시민들은 아름다운 아내를 둔 마르코스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그리하여 이멜다는 대통령 부인이 되면서 지금까지의 모든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사치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녀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도박장 수입의 일부를 챙기면서
심지어 마피아와 유착하기도 했다.
또한 스위스 은행에 비밀계좌를 신설하고 나라의 공금을 이체하였으며 뉴욕의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그녀가 해외를 방문할 땐 두 대의 비행기에 값비싼 드레스를 잔뜩 채운 여행용 가방 200개를
가지고 다녔으며 이곳저곳에서 값비싼 물건들을 사들였다.
필리핀 혁명 당시 마르코스 궁전이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시민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곳에는 거대한 침대와 3000켤레의 구두, 수많은 드레스와 그녀의 속옷이 흩어져 있었다.
이멜다가 자신의 사치욕을 충당하느라 나라 돈을 물 쓰듯이 쓰는 동안 필리핀 국민들은
빈곤에 시달려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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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방치하면 바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