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권력과 부를 지닌 아름다운 여성이 누군가를 유혹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다면
넘어가지 않을 남자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름다움으로 무장한 계획적인 유혹으로 한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정성을 쏟아 붓는 동안
그녀의 모든 에너지와 기는 남자의 기와 통하게 된다.
일종의 텔레파시 효과라고 해야 할까?
상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그의 취향까지 맞추는 동안 그녀는 이미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름다운 여성이 작정하고 유혹하려든다면 안 넘어갈 남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치밀한 유혹녀가 그녀는 바로 유명한 클레오파트라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인간의 심리를 아주 유용하게 이용하였다.
화려한 기다림은 인간에게 기대감을 고조시킬 뿐만 아니라 기대 이상의 결과엔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인간의 심리를 가장 적절히 이용한 여자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킨 후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클레오파트라의 배가 터키 남부지역 타르수스 항구로 들어오기 직전 안토니우스는
그녀를 맞이하기 위해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는 좀처럼 배에서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가 탄 배의 황금 갑판 위에는 자주 빛의 돛이 힘차게 펄럭이고, 은빛의 신비로운 노는
피리와 하프의 선율에 맞춰 바닷물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였다.
더구나 유혹녀 클레오파트라는 아름다움과 다산, 성애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그리스의 여신
아프로디테처럼 아름답게 차려입고 금빛 차양에 기대어 앉아, 꼬마 큐피드들처럼 꾸민
어린 소년들이 그녀의 주위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황금 배위의 클레오파트라는 아프로디테였으며, 바다 요정과도 같은 신비로운 옷차림의
어린 소녀들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맞춰 돛을 조절하는 모습은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신비로움, 경이로움, 황홀함으로 무장한 클레오파트라의 배는 짙은 향기를 내뿜으면서
안토니우스를 유혹하고 있었다.
천하의 안토니우스가 그 순간 어떤 다른 선택을 할 수 없게끔 모든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 최강 대제국의 동쪽 지역을 다스리는 통치자라 해도 클레오파트라를 만나기 위해
직접 황금 갑판으로 오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도록 만들었다.
당시엔 여인과 동침하기 전에 포도주와 식사를 대접하는 쪽은 여자이지만 타르수스의 배 위에서
연회를 제공한 쪽은 오히려 클레오파트라였다.
배안의 온갖 설비는 안토니우스의 취향에 꼭 맞는 것들이었고, 그때부터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와의 사랑 놀음에 푹 빠진 채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런 엄청난 유혹을 모르는 사람들은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넋이 나간 이유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클레오파트라는 잠자리에서 로마의 여인들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몸놀림으로 안토니우스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라고 수군거렸다.
안토니우스 아내인 옥타비아누스의 종복들은 클레오파트라가 살아있는 동안 섹스를
병적으로 집착하게 될 것이라고 단정 짓기도 했다.
자신이 갖추지 못 한 것들에 대한 자격지심은 클레오파트라를 깎아 내림으로서
회복된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사실 클레오파트라는 엄청난 재산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가 더욱 매력적인 이유도 바로 그녀의 재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일화로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 앞에서 천연진주를 식초 잔에 용해시킨 다음
그 정도의 손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마셔버렸다.
그녀는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을 가벼이 생각하는 넉넉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여자다.
남자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을 아무렇지 않게 없애버릴 수 있는
여인과 함께 지낸다는 것에 호기심을 품게 된다.
귀중한 물건을 내칠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하면 모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되며,
일상의 근심 걱정이 유쾌하게 무시될 때 특별한 사적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순간은 평상시 억눌려 있던 삶과 인격의 여러 가지 양상들이 예기치 않은 기쁨으로 유발된다.
그것을 적절히 이용한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마음을 차지할 수 있는
대단하고 치밀한 유혹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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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를 구별하는 방법 1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