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지 않고 평생 혼자 살았던 엘리자베스 1세에게 파티는 유일한 취미이자,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었던 것 같다.
여왕은 영국에서 가장 위엄있는 권력자이면서도 가끔 어린애같이 장난하는 것을 좋아하였다고 한다.
그 일화로 여왕이 유일하게 사랑하고 의지한 남자, 로버트 더들리 백작의 작위를 수여하는 순간,
지켜보는 대신들 몰래 로버트의 목을 간질일 만큼 여왕은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였다.
또한 결혼을 하지 않아 밤이 외로웠던 여왕은 며칠 밤낮 파티를 열어 먹고, 마시고
춤추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한번 파티를 열게 되면 짧게는 3일, 가장 길게는 무려 18일 밤낮을 파티를 열어 즐긴 적도 있었다.
여왕의 파티는 화려한 장식에 먹고 마실 것이 많았지만 그 만큼 쓰레기들도 많았다.
파티에 초대된 수많은 사람들이 며칠 동안 먹고 마시고 즐기다보면 그만큼 오물들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당시의 화장실이 없었던 상황으로 볼 때, 대변과 소변 그리고
음씩 찌꺼기들로 성은 넘쳐났고 결국 쓰레기더미 때문에 지저분했다.
여왕의 호화스러운 파티가 끝나고 나면 며칠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더럽힌 오물들을 치우느라
하인들의 고생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지만 여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온갖 오물로 더렵혀진
성을 피해 짐을 꾸려 다른 성으로 옮겨가곤 하였다.
즉, 더러운 오물들을 피해서 이사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저기에 성을 지어 놓았는데 엘리자베스 1세는 무려 60개의 성과 50여개의 별장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여왕은 며칠 동안 파티를 벌이고 난 후 다른 성으로 옮기면 그만이었지만
하인들은 파티를 벌인 시간보다 몇 배의 시간에 걸쳐 쏟아져 나온 오물들을 치워야만 했다.
여왕이 한번 움직일 때면 무려 200개의 마차가 여왕의 짐들을 싣고 대행진을 벌이곤 했는데
옮겨가는 성의 거리는 불과 20킬로가 채 되지도 않았지만 하루를 꼬박 걸려 짐들을 실어 나르는
대이동이 장관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편 노처녀의 히스테리 역시 만만치 않았다.
평소엔 시녀나 신하들에게 다정하게 대하다가도 갑자기 화를 내면서 고함을 치고 침을 뱉기도 했다.
그러다가 자기 성질에 못이겨 기절을 할 정도로 여왕의 히스테리는 병적이었다.
때문에 아무리 권세를 누리는 귀족들이라고 해도 여왕 앞에서는 설설 기는 시늉이라도 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왕이 총애하는 옥스퍼드 백작이 여왕을 알현하러 갔다가 여왕에게
고개를 숙여 절을 하는 순간 그만 방귀가 나오고 만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조용히 여왕의 알현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주위는 매우 조용했고,
옥스퍼드 백작의 방귀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저 멀리 문 앞에 있는 신하의 귀에도 들릴 정도였다.
평소 여왕을 내심 사모했던 옥스퍼드 백작은 그 순간이 너무 창피하고 난감하여 방귀를 뀌고 나서
바로 궁을 빠져나와 여행을 떠나버렸다.
오랜 시간 여행을 다니면서 그날의 창피함을 잊고 여왕에게서도 그 방귀 사건의 기억을
지우려 는 마음에서 7년 동안 방방곳곳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7년의 세월이 흐른 후, 백작은 여왕의 방귀 사건을 잊었으리라 생각하고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여왕을 알현하러 궁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백작이 여왕에게 절을 하 는 순간 여왕은
“자네는....... 맞아! 그 방귀! 아~ 이제야 생각이 나는군.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어.”
옥스퍼드 백작은 자신의 방귀사건을 여왕의 기억 속에서 잊게 하기 위해 지난 7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건만 7년이 지난 후 여왕은 백작을 보자마자 방귀사건을 떠올린 것이다.
그야말로 백작의 7년 세월은 결국 허사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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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를 구별하는 방법 1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