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성적 반감은 더 획기적인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캉캉 춤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캉캉 춤의 기원은 성적인 반란에서 시작되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 사람들은 검소하고 도덕적인 생활을 해야 했으며,
한편으로는 자극적인 것을 갈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캉캉 춤이 파리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던 것이다.
루이 나폴레옹의 집권 당시, 파리의 고풍스러운 거리가 넓은 도로로 근대화 되던 시점에서
경제적 성장은 파리를 다시 환락에 빠뜨리게 되었다.
댄스홀은 여자의 하반신을 감추는 도덕에 저항하는 혁명의 진원지가 되어 캉캉 춤을 선보이기
시작했으며, 그것은 좀 더 높이 다리를 들어 올려 남성들이 갈구하는 스커트의 속을
보여주는 혁명적인 행동이었다.
‘다리의 각선미에 대한 열광’ 이라고 표현되던 캉캉 춤은 남성들이 공상해왔던 그곳을
아름다운 무희들이 순간적으로 다리를 들러 올려 보여줌으로써 남자들을 더욱 흥분시켰다.
반면 거리엔 몇 겹씩 치마를 겹쳐 입은 여자들이 고상함과 정숙함을 무기로, 댄스홀의
무대 위에선 늘씬한 무희들이 치마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드러내는 것은 언제나 순간적인 열광의 자극으로 끝을 맺었기에,
관능적인 자극이나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틈을 이용하여 고안된 것이 파리의 엉덩이이다.
파리의 엉덩이는 지나치게 몸을 감싸던 범종 스커트가 좀 더 관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파리 모드
창조자들이 쿠션이나 패드를 사용하여 여성의 엉덩이를 인공적으로 크게 만드는 패션이다.
당당하게 앞으로 돌출한 가슴만으로는 이상적인 몸매를 구현할 수 없었던 여자들은
완만하게 곡선을 그린 엉덩이가 바야흐로 남자들의 공상을 자극한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여성들은 모두 엉덩이에 패드를 댄 스커트를 입고 두드러지게 보이는 엉덩이의 곡선을
자랑하면서 다니게 되었다.
이것이 당시로서는 노출이 허용되지 않는 상태에서 가장 관능적으로 남성을 유혹하는
키워드가 되었던 것이다.
반면 사회적으로 역행하는 것이 있었는데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방종을 서슴지 않았던 창녀들이
시민계급의 여성들보다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던 것이다.
고급 창녀들은 특별한 때가 아니면 스커트를 걷어 올리지 않았지만, 시민계급의 여성들은
집에서 잔치가 있을 때에도 캉캉을 추었다.
창녀들은 명성을 얻기 위해 철저히 예절을 고수했고 그녀들은 호의적인 나폴레옹 3세 시대의
파리를 지배했던 화류계의 귀족들이 되고 말았다.
고급 창녀가 누리는 모든 사치스런 생활을 부러워한 일반 시민의 아내들은 화류계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부러워하였고, 지루한 결혼생활에서 몇 시간 도망쳐 벌이는 정사는
일종의 모험을 위한 모험이 되어 가고 있었다.
더구나 이런 모험을 즐기는 평범한 여성들은 얼마간의 용돈을 벌 수 있었고, 사내들은
많지 않는 돈으로 여자와 즐길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풍속에 관한 계율을 위반한 기혼여성의 숫자가 점자 불어나자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사회에서는 성공한 고급 창녀들을 경이로운 눈으로 올려다보았으며, 신문의 가십거리는
그녀들의 자유분방한 행동들과 악의 없는 죄악을 저지르는 그녀들의 경멸에 대한 기사들로
가득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기사들이 평범한 여자들을 더욱 자극하게 되었던 것이다.
요즘 인터넷 상에서 가장 뜨는 연예인들의 섹시 화보집과 비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때 여성에게 섹시란 키워드가 붙는 것에 대해 여성계의 반발도 있었지만, 이제는 섹시의
이미지가 당당한 돈 벌이가 되고 인기를 끌 수 있는 비법처럼 변해가고 있다.
도대체 어디까지 벗어야 섹시한 걸까?
가슴을 반쯤 드러내는 배우들로 인해, 일반 여성들도 노출이 점점 심해지는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파리의 엉덩이처럼 감추어진 매력이 좀 더 남성들의 진정한 감성을 자극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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