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신체의 중요한 부위를 모두 드러내는 창피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체로 시위를 하는 것 은
수치심보다 더 중요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주로 반대시위나 분노의 표출로 나체시위가 일어나곤 하는데, 최초의 나체 시위는
11세기 영국의 코멘트리라는 곳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최초의 나체시위는 아름다운 마음의 시위였고, 그 이야기는
전설처럼 지금까지 전해지 고 있다.
레오프리 백작은 코멘트리 시의 봉건 영주였다.
그는 이따금씩 농민들에게 과중한 세 금을 부과시켰으며, 세금이 부담스러웠던 농민들은
레오프리 백작의 부인인 고다이바 부인을 찾아가 세금을 가볍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농민들의 딱한 사정에 고다이바 부인은 남편을 설 득시켜 세금을 낮추어 주겠다고
농민들과 약속을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백작부 인은 남편에게 농민들의 세금을 가볍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아내의 말을 들은 백작은 한 번에 단호히 거절할 수 없어,
아내에게 난처한 제안을 했다.
“그럼 당신이 대낮에 알몸으로 말 을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돈다면 내가 세금을 가볍게 해주겠소.”
백작은 처음부터 부인의 청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러 나 백작부인은 백작의 예상을 뒤엎고 말았다.
고다이바 부인이 말을 타고 시내를 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농민들은 아름다운 부인의 마음 에
보답하기 위해 부인이 알몸으로 시내를 도는 동안 모두 집밖으로 나오지 않기로 약속을 했 다.
부인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시내를 도는 동안 농민들은 약속대로 집밖으로 나오거나
창문 밖을 바라보지도 않았는데, 단 한 사람만이 창문으로 백작부인의 알몸을 구경했다.
그의 이름 은 탐으로 부인의 희생과 사람들의 약속을 저버린 그는 그 후 눈이 멀었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 진다.
그 이후 고바이다 부인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리는 축제가 해마다 그곳에서 열리며
그녀를 위 한 초콜릿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레이디 고다이바 초콜릿이다.
고다이바의 나체 시위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를 계기로 나체시위가 생기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00년대 폴란드에서는 고바이다 부인의 나체 시위를 모방하여 한 여인이 무거운 세금 을
삭감해달라는 이유로 나체시위를 벌이다가 음란죄로 체포를 당하는 기막힌 일도 있었다.
그 밖에도 케냐의 키쿠유족의 여성들은 분노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나체가 된다고 하는데
1992 년 복수정당제가 도입되면서 야당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심각해지자 키쿠유족의 여성들은
경찰의 시위진압에 반기를 들기 위해 나체시위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나체시위가 있었는데 동일방직 사건 당시 경찰의 무력 진압에 맞서던
여성 노 동자들이 알몸이 되어 자신들을 방어한 적도 있었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누드비치에서 단속을 벌이는 경찰들의 진압에 맞서는 대단위 나체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는 동물 애호가들이 모피에 반대하는
나체시위를 하 기도 했다.
이렇게 나체시위를 하게 되면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과 그들의 몸을 향해 수없이
카 메라 플러시를 터뜨리는 사람들과의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하며, 모 방송사에서는 생방송에
출 현한 가수가 알몸을 보임으로써 한 때 이슈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유야 어떻든 알몸을 공개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한 관심거리가 되 는 것 같다.
격한 상황에서 대립하다가 상대가 옷을 벗어버리고 알몸이 되면 상대적으로
반대 편 입장에 선 사람들은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어쩌면 나체시위는 힘없는 사람들의 유일한 방 어수단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체시위를 할 만큼의 중요한 목적이 없이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번 해보겠다는
나체시위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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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