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가 즉위식을 거행할 당시 모든 국민들은
“엘리자베스 여왕 만세! 위대 한 영국 만세!” 라며 환호성을 외쳤다.
영국 사람들은 금발머리에 호리호리하고 단아해 보이 는 젊은 여왕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들떠 있었고, 엘리자베스 1세는 즉위 순간 국민들의 환 호성 소리를 들으면서
“이것은 위대하신 신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라고 중얼거렸다.
왜 위대한 신만이 하실 수 있었던 일인가?
엘리자베스가 2살이 되던 해, 그녀의 어머니 앤 볼 린은 누명을 뒤집어쓰고 처형을 당했으며,
헨리 8세가 앤과의 결혼을 무효로 공포하면서 엘리 자베스는 사생아가 되고 말았다.
아버지에게 버림 받은 사생아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아버지를 원망하던 엘리자베스는
헨리 8세가 사망하자, 캐서린 왕비의 딸인 메리가 여왕자리 에 오르게 되었고,
당시 소녀였던 엘리자베스는 언니에게 반역을 꾀한다는 누명을 뒤집어쓰 고
런던탑에 유폐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그녀는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 다.
이런 수난과 역경 그리고 고통의 세월들은 엘리자베스에게 예리한 통찰력과 인내심
그리 고 살아남을 수 있는 힘과 군주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습득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엘리자베스 1세가 혼기가 다 되자 각국의 왕과 왕자들은 그녀에게 청혼을 하기 시작했다.
엘 리자베스와 결혼하고 영국이란 나라를 통해 얻어지는 이권들을 생각한다면
이웃나라의 왕과 왕자들에게 엘리자베스 1세는 탐나는 결혼 상대자였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과 결혼하여 이권 을 얻으려는 그들을 속셈을 일찌감치 눈치 채고
독신을 고집하면서도 그들의 청혼을 단호하 게 거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14년 동안 이용하여
이웃나라로부터 배척당하거나 곤란에 빠지는 일 없이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통찰력 있고 지혜롭던 엘리자베스 1세 가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말았는데
상대는 수려한 외모를 지닌 젊은 귀족 로버트 더들리였다.
로 버트 더들리와 사랑에 빠진 여왕은 하루 종일 그와 함께 방에 틀어 박혀 꼼짝도 하지 않았으 며,
모든 일들을 뒤로 미룬 채 사랑에만 몰두하게 된 것이다.
이런 여왕의 모습에 신하들은 당 황케 했고, 그녀가 더들리의 아기를 낳았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현명한 여왕의 처세는 하루 아침에 바닥으로 추락하기 일부직전에 이른다.
사랑에 빠진 여왕에게 방해꾼이자 골치 아픈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바로 더들리의 부인이었 다.
여왕이 사랑한 남자는 유부남이었으며 그는 여왕과 사랑에 빠지자, 자신의 집을 정리하고
부인을 친척집에 머물게 하였다.
자신의 남편이 여왕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더들 리 부인은 여왕이 자신을 죽일 것이란
생각에 항상 불안해하였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여왕이 더들리 부인을 죽일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그래서 더들리 부인은 식사하기 전 항상 음식을 먼저 개에게 먹였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더들리 부인은 집 앞 계단에서 굴러 목뼈 가 부러지면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들리 부인이 계단에 쓰러져 있는 것을 심부름에 서 돌아온 더들리 부인의 하녀가 발견했으며,
발견 당시 부인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미스터리한 일은 단 두 개뿐인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그 충격에 목뼈가 부러져서
사 망한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다른 사람에 의해 살해당한 뒤에 사고로 가장된 살인사건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 사건이 엘리자베스 1세가 사랑을 위해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여왕 과 결혼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더들리의 소행인지 밝혀지지도 않은 채 그렇게 묻혀버렸 다.
더들리 부인의 사망으로 엘리자베스 1세는 이제 더들리와 결혼을 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 제가 없었지만, 그녀는 더들리와 결혼을 두고 일생일대의 고민을 해야 했다.
더들리 부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그녀가 더들리와 결혼을 할 경우
국민들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며, 더들리 반대파 세력의 공격도 받을 수 있었다.
그렇 게 되면 결국 여왕의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 엘리자베스는 고민 끝에
사랑을 받는 한 남자의 여자보다는 영국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위대한 지도자가 되기로
결심 한다.
“나는 영국과 결혼을 했습니다.”라는 말을 남긴다.
물론 더들리 부인의 죽음에 관련되 어 의혹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정치 역사에 불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역사는 여왕의 이런 것들을 모두 묻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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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