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섹쉬얼리티한 사진이나 에로틱한 포르노그라피를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때론 자극적일 수 있지만 워낙 도처에 많이 있어 상업적인 느낌을 주로 받을 뿐
특별히 어색하거나 감흥을 받는 경우는 예전처럼 많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때 예술성과 외설 의 논란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수많은 예술 작품들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도덕적 규제로 인해 예술 작품들이 가치를 대중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채
사라진 경우도 많았다.
19세기에 춘화를 그린 유명한 화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은 사실성과 예술적 격조를 갖춘
작품들 로 음란 외설적인 차원을 뛰어넘는 높은 회화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
춘화란 남녀의 성 풍속 장면을 통해 최음을 목적으로 묘사한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이 되었 었다.
이런 춘화 속에는 진솔한 성애를 나누는 정감어린 모습도 있고 정욕을 해소하거나
성희 를 즐기기 위한 성적 대상과 사회적 특수 관계로 결합된 호색적 성적 장면을
묘사한 작품들도 있다.
따라서 예술성과 사회성의 연계가 미묘하게 이루어지면서 구체적 묘사를 담기도 하는 데
예를 들어, 뒤뜰에서의 남녀 간의 성희 장면, 여인과 노승의 성행위를 문틈으로 구경하는 동자승,
옛 추억을 되살려 관계를 시도하는 늙은 남녀, 인물 없이 묘사된 절구와 절구통,
그리 고 사랑방 댓돌위의 남녀 가죽신의 그림 등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내용들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춘화에 얽힌 일화로 중국의 금릉이란 곳에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선비가 있었는데
심심풀이로 춘화 한 장을 그렸다고 한다.
그렇게 그린 춘화를 보고 있자니 이것이 인간의 적나 라한 모습이며 본능적 욕구를 담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깊이 빠져들었고 다른 그림엔 흥 미를 잃고 절묘한 춘화만 그려
선비의 책상위에는 춘화들만이 수북하게 쌓이게 되었다고 한 다.
어느 날 그 선비집의 종이 주인이 그린 춘화를 보고 싶어 하다 춘화 몇 장 훔쳤는데,
뒤뜰 에서 몰래 펼쳐 보니 스무 살 총각의 피가 순식간에 뜨거워지고 참을 수 없는
욕정을 느끼게 되었다.
때마침 선비의 딸이 마당을 가로 질러 가는 것을 보고 종은 딸을 불렀다.
“아가씨 제 가 아주 좋은 것 보여 드릴께요.”
“좋은 거? 그게 뭔데?”
17살의 처녀는 흥미롭게 반짝이는 눈 으로 종에게 물었다.
종이 딸을 으슥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춘화를 보여주었고 아무 생각 없 이 춘화를 펼쳐 본
선비의 딸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어쩔 줄 몰라 하자 종은 다른 춘화를 보 여주며
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선비의 딸이 헛구역질을 하더니 차츰 배가 불러왔다.
당황한 선비와 아내는 딸을 무섭게 다그치자 딸은 사실대로 모든 것을 실토하 였고
화가 난 선비는 종을 당장 내쫓고 극비리에 아이를 해산 시켜 남에게 주었다고 한다.
선 비의 아내는 괴상망측한 그림을 그리더니 자식을 망쳐놓았다면서 탄식하다
병이 들어 세상을 하직하고 선비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만 마시다가 추운 겨울날 객사를 하면서
집안이 망했 다고 전해진다.
이 이야기를 보면 취미로 그린 춘화의 재앙치곤 너무 심하단 생각도 든다.
당시의 성문화로는 유일한 최음 역할을 했던 춘화가 중국과 일본에서 성행하면서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급속히 타락하고 퇴색돼 예술성의 품격은 사라지고 자극적 음란성만
강조되었다는 비판이 있다.
반면, 김홍도나 신윤복의 춘화에는 남녀관계의 비밀스런 세계를 감칠맛 나는 풍 류의 세계로
승화시켜 독특한 예술적 경지를 이룩했다 할 수 있다.
이렇듯 예술과 외설 사이에 서 많은 작품들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의 성적 욕망과 그 유희 는 인간으로서의 삶의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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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결혼 풍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