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14세는 쾌적하고 화려한 베르사유를 만들면서 화장실은 미처 생각하지 못 했다.
향락과 온갖 사치품들, 값비싼 예술품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초호화판 궁전에서
볼일을 볼 때 마다, 사람들은 개인용 화장실을 들고 다니면서 대소변을 보아야 하는 실정이었다.
동성연애자였던 오를레앙 공작의 아내인 리젤로테 폰 데스 팔츠는 상당히 유머감각이 있는 여자로
거침없는 불평불만도 다른 사람의 귀에 거슬리는 일이 없었다.
그녀가 하노버 선제후의 부인 앞으로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저는 기분 좋게 큰일을 볼 수가 없어요.
우리들이 큰일을 보고 있는 것을 사람들이 다 보고 지나갑니다.
남자도, 여자도, 처녀도, 총각도, 수도사들도, 스위스병사들도 모두 보고 지나갑니다.
이는 분명히 기분 좋게 볼일을 보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만일 큰일을 보지 않고 살 수 있다면 베르사유 는 그야말로 천국이겠지요.”
그녀는 어느 날 하녀와 함께 궁전을 거닐다가 우연히 만난 한 남자를 보고
“어머 저 사람 좀 봐! 정말 멋진 걸 아주 청결해 보이는구나. 그런데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어머나 큰일 보고 있군, 이런,,, 이러다가 온 세상이 똥으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큰일 보는 사람들도 가득 차는 것은 아닐까?” 하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자신의 주치의에게 “저는 아침에 섹스를 하면 매우 기분이 좋아요.” 라고 말하자.
의사는 “그래도 밤에 하는 편이 건강에 더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곰곰이 생각을 한 후에 “하루에 두 번 하면 더 좋겠네,
아침에는 즐거움을 위해서 하고 밤에는 건강을 위해서 하고, 내가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의 이런 재치는 베르사유의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었지만, 오를레앙 공작만큼은
그녀의 재치를 즐거워하지 않았다.
오를레앙 공작은 루이 14세가 죽고, 루이 15세가 등극하면서 어린 황제 대신 섭정을 했던 사람이다. 루이 14세의 ‘정의의 침대’는 막을 내리고 오를레앙 섭정의 ‘사랑의 침대’가 등장하면서
광란의 만찬이 베르사유에서 벌어지곤 하였다.
그가 벌인 만찬에 초대된 사람들은 완전한 정장 차림이나 알몸으로 즐겼으며,
굽이 높은 구두를 신은 가냘픈 여자의 육체와 우람한 남자의 육체를 가진 사람들은
프랑스 섭정의 눈을 자극 했다.
그가 극락조들이라고 불렀던 지체 높은 손님들의 식사 대접이 끝나면, 쾌적한 침대가 있는 곳에서
쾌락의 절정과 광란의 섹스 광경들이 펼쳐졌다.
오를레앙 섭정은 그러한 모습을 보 는 것만으로도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공작 자신이 직접 행위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구경꾼으로서 자신의 존엄성에 상처를 내지 않고
즐겼던 것이다.
오를레앙 공작의 만찬이 광란의 섹스파티 장으로 변하고, 언제나 참석자 전원이 옷을 벗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연회에 참석을 거절하고 싶은 귀족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연회의 불참을 하게 되면 자신이 오를레앙 공작의 특별한 모임의 일원임을
자랑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더 지독한 꼴을 당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기에 초대를 받게 되면
누구나 거절하지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랑의 연회가 유행이 되었고, 궁정 밖에서도 베풀어지게 되었다.
섭정을 흉내 내는 사람들의 축제 행사에서는 언제나 이 광란의 놀이가 절정을 장식하게 되었으며,
상류 사회에서는 친목을 더욱 굳건히 한다는 이유로 야외에서까지 이러한 행사를 벌이곤 하였다.
만족을 모르는 부유층의 향락욕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게 되는 시초가 되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의 광란의 연회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스와핑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에 자극을 받지 못 하는 사람들은, 변태적이고 광적인 것을 찾아
자극받고 쾌락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다.
요즘 인터넷이나 문자를 통해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성적 자극은 오히려 일반적인 자극을 둔감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이런 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내나 연인과의 섹스가 시시하거나, 지루하고, 자극이 되지 않으면, 점점 색 다른 것을 찾게 된다.
아내가 지루해서 다른 여자를 찾을 수도 있고, 많은 여자를 접하면서 오히려 여자와의 섹스에
자극이 둔해져 또 다른 자극을 원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상성욕이 생겨 변태적으로 변하거나 동성애 혹은 스와핑과 같은 것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인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가장 원초적인 본능과
자연스러운 자신의 성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절제하고 방종한 성관계는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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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궁정의 향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