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도 일찍이 창부가 존재했는데 그중에 ‘헤타이라’라는 최고급 창부들이 있었다.
그녀들을 일반 매춘부와는 질적으로 달랐으며 겉으로는 창녀였지만
실제로 막강한 지위와 힘을 발휘했다.
그녀들이 창부와 달리 취급받았던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 고객을 거절하는
자존심을 지녔기 때문이다.
‘헤타이라’는 아무 남자에게나 몸을 맡기지 않았으며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그녀들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고객을 선택했다.
‘헤타이라’와 함께 동침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기에 남자들은 ‘헤타이라’와 성교는
명예로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창부의 최고의 명예인 ‘헤타이라’가 되는 조건 또한 상당히 까다로웠는데
매력적인 용모는 물론이며 유행을 선도하는 고급패션과 각종 화장품, 염색약을 사용하고
머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특수한 향수를 뿌리고 옷에 보랏빛 테두리 장식을 달아
첫눈에 ‘헤타이라’임을 알아 볼 수 있게 했다.
‘헤타이라’로 출세한 여인으로 알렉산더 대왕의 첩 타이스와 그리스의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첩
아스파시아가 있다.
‘헤타이라’들은 미모와 요염함, 풍부한 지식과 지성으로 남성들을 매료시켰으며 번득이는 기질을
발휘해 남성의 숨겨진 욕망을 찾아내어 만족시키는 놀라운 기술을 지녔기에
그리스 남성의 이상형이기도 했다.
그녀들과 성교를 하려면 친분이 있는 사람의 소개를 통해야만 했으며 화대도
그녀들이 손님을 보고 부르는 게 값이었다고 한다.
그녀들은 만일 고객이 맘에 들지 않으면 터무니없이 많은 금액을 요구해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스의 한 조각가는 ‘헤타라이’인 라이스에게 반해 상사병이 날 지경이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돌아가야 했다.
어느 날 그가 금목걸이에 금 허리띠를 두르고 향수까지 바른 채 그녀 앞에 나타났는데
라이스는 “당신 아버지에게 거절했던 짓을 차마 아들에게 할 수는 없지요.” 라고 했다.
이처럼 ‘헤타이라’는 자존심이 강했다고 할 수 있다.
‘헤타리나’ 중에 후류네라는 여자는 당시의 유명한 조각가들이 그녀를 모델로
아프로디테 상을 만들 정도로 훌륭한 외모와 몸매를 지녔다고 한다.
어느 날 그녀의 연인이었던 한 사나이가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원한을 품었고
그녀가 신의 신성함을 더럽혔다는 죄목을 붙이고 고발해 법정에 섰다.
유명한 변호인이 변호를 했지만 배심원들은 변호는 듣지도 않고 있어서
사형이 확정적이었다고 한다.
그 때 변호인은 최후의 수단으로 배심원들 앞에서 그녀의 옷을 찢고 그녀의 가슴을 거침없이
내보이자 아름다움에 숨이 멎은 배심원들은 그녀가 ‘아프로디테’를 섬긴 여성이라며
무죄판결을 했다고 한다.
또 유명한 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망신당한 ‘헤타이라’의 이름은 필리스다.
하늘같이 고고한 철학자가 매춘부의 추종자가 되어 그를 따르던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는데
평소 여성에 대해 “여성이 목재라면 남성은 목수와 같다.
남성의 씨는 생명을 주고 신체를 만든다. 여성은 비록 자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월경 덕에
아기를 낳지만 결코 남자와 동등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여성에 대해 깊은 편견을 지닌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을 비하하는 주장을 펼치면서도
‘헤타이라’와 사랑을 나누고 싶은 강한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위선적인 행동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전형적인 이중 가치관을 보여 준다.
당시의 화가들 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펠리스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벌거벗은 필리스가 알몸의 아리스토텔레스를 채찍으로 후려치며 앞으로 몰고 가는 코믹한 순 간을
묘사했고 필리스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으며 난감한 표정을 곁 눈짓을 하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처절한 말이 된 모습이었다.
이런 표현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평소에 남성우월론자였으므로 그녀가 기고만장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아리스토텔레스는 고급 창부 필리스와 관계를 맺고 자식을 얻어
죽을 때까지 그녀를 사랑했다고 한다.
대철학자의 욕망을 그녀가 받아드린 것이다.
아무리 위대하고 고귀한 철학자라고 해도 사랑 앞에서는 약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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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궁정의 향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