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한사랑병원

며칠 뒤에 뼈만 남은 시골 청년이 찾아와서는 “제 병을 좀 봐 주십시오.” 의원은 “무슨 병인

가? 우선 설명을 해보시게.”

“어느 날 밤 꿈에 웬 총각 한 사람이 나타나서 등에다 송장을 짊어진 채로 제 목구멍을 넘어 뱃

속까지 들어갔습니다. 뱃속에서 이리저리 사방으로 돌아치다가 간 사이에 송장을 내려놓더니

‘과연 명당자리로군’ 하면서 곡괭이로 쾅쾅 내리쳐 간을 파헤치더니 송장을 거기다 묻어버렸

습니다. 그런 뒤에 총각은 제 입으로 해서 밖으로 나가 버렸는데 그 뒤로는 도무지 밥을 먹어

도 넘어가질 않고 뱃속이 답답하기만 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밤엔 잠도 자질 못 하게 되었

습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허허, 참으로 괴이한 병이로다. 사흘 뒤에 오시오. 내가 약을 지어 놓겠소,”

청년은 집으로 갔다가 사흘 뒤에 다시 왔다. 의원은 환자가 보는 앞에서 시궁창에서 흐르는 더

러운 물을 한 동이 떠오더니 숯을 득득 갈아 거기서 나온 숯가루를 타 가지고 휘휘 저어 청년

에게 쉬지 말고 벌컥벌컥 마시라고 했다.

“이건 지렁이 탕이라는 거요. 당신 병에는 이 약 말고는 들을 것이 없소.”

청년은 얼굴을 찡그린 채 그 약을 다 마시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틀 뒤에 다시 의원

을 방문했다.

“의원님 정말 희한하게 나았습니다. 이젠 뱃속이 아주 시원합니다. 약 먹은 다음 날 밤에 또 꿈

을 꾸었습니다. 송장을 묻고 간 총각이 다시 나타나서 묘하게 헤치고 송장을 꺼내더니 ‘명당

인 줄 알았더니 시궁창에 숯 더미로구나!’ 하고 투덜거리며 송장을 업고 제 입속에서 나가버렸

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게 되었습니다.”

이 의원은 이렇게 각자의 병인을 따져 합당한 치료법을 가르쳐 줌으로 해서 더욱 명성을 떨쳤

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사형선고를 받은 암 환자들 중에는 자신의 의지로 병을 이겨내는 사례

들이 종종 있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면 어떠한 병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