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한사랑병원

우리가 사랑이란 말에 한 없이 설레어 하던 어린 시절엔 결혼을 사랑의 종착역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작고 아담한 집엔 아기자기한 신혼살림이 가득하고, 토끼 같은 아내는 남편을 위해 아침밥을 차린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은 살림이지만 남편과 아내가 힘을 합쳐 살림을 하나씩 늘려가고, 저축을 하고,

조금씩 큰 집으로 이사를 간다.

 물론 가끔 부부싸움도 하겠지만 마지막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화해를 하는, 매우 이상적인

결혼을 꿈꾼다.

어린 아이들의 소꿉장난을 볼 때, 우리가 그들의 순수함에 미소 지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결혼을 아무런 조건 없이 순수한 사랑으로 완성시키는 모습은 어린아이들의 소꿉장난에서나

 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결혼 정령기의 남자와 여자들이 하는 가장 큰 고민은 누가 뭐라 해도 돈이다.

결혼은 아이들의 환상에서 벗어난 현실이기 때문이다.

벌어놓은 돈도 없고, 부모님에게 물려받을 재산도 없는 대부분의 남자와 여자는 누군가

자신보다 조금 더 나은 조건의 사람을 만나 지금까지의 고생을 줄이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

 마음으론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 하나만으로 함께 살고 싶지만 머리로는 좀 더 나은 집,

 좀 더 괜찮은 직장과 연봉을 찾고 비교하고 있다.

결혼을 전재로 소개팅이나 선을 보면 그 현실이 조금 더 잔인하게 다가온다.

남녀가 카페에 앉아 서로에 대해 깊이 있게 알기 전에 그들의 연봉과 직업, 미래의 안정도를

 알아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상대방을 테스트한다.

마치 입사 면접을 보듯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결혼 조건에 상대를 맞춰본다.

누가 더 속물인가 테스트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한 소개팅에서 사감선생의 눈으로 남자의 능력도를 체크하던 여성이 마지막으로

그가 끌고 나온 아버지의 외제차 한 번에 갑자기 큐피드의 화살을 통째 맞은 여자처럼 그에게

애프터 신청을 했다는 무용담도 있다.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부터 무려 십여 년간 함께 한 여인을 버리고 조건에 맞는 양갓집 규수와

순식간에 결혼을 해치운 일은 드라마보다 자주 현실에서 플레이 되곤 한다.

학창시절 예쁜 얼굴로 친구들의 시샘을 받던 여학생이 사랑에 눈이 멀어 별 볼일 없던 남자와

결혼하자 갑자기 그를 따돌리던 동창들이 친한척하며 급 친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조건 없는 남편은 그동안의 시샘과 부러움을 단 번에 날려 버릴 만한 단점이 된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얕디얕은 생각들을 모두 동의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늘 돈 걱정을 한다.

지금 상황에서 조금만 나아졌으면, 월급이 좀 더 올랐으면, 좀 더 좋은 직장에 다녔으며,

더 큰집에 살았으면 하는 생각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걱정들이다.

하지만 이 걱정들은 문제가 해결되어도 다시 모습을 바꿔 나타나곤 한다.

욕심이란 것이 참 교묘해서 한 번 채워 넣기 시작하면 점점 더 구멍이 깊어지고 걱정이 커지기 시작한다.

로또 같은 대박 결혼을 성공시킨 여자들은 그 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여자처럼 행복해 진다고들 한다.

조건이 맞으면 사랑은 나중에 자연히 따라올 거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이 불행해 지는 이유는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다는 소외감을 느낄 때부터라고 한다.

 외로움은 모든 불행의 불씨가 되어 버린다.

외로운 결혼생활만큼 불행한 생활이 또 있을까?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로또 같은 결혼이 완성되면 그 후엔 다른 욕심이 생기게 된다.

그런 욕심으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보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즐겁게 만들어줄

사람을 찾는 게 어떨까?

로또 같은 아내보다 토끼 같은 아내를 찾아보자.

아마 로또 보단 찾기 쉬울 거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