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한사랑병원

요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참 다양한 방법으로 복수를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죽도록 사랑했던 남자가 갑자기 다른 여자가 좋다며 떠났다.

여자의 몸속엔 그의 아기가 자라고 있다.

남자는 매정하게 떠나며 사랑의 증거였던 아이마저 무참히 버려버린다.

여자는 복수의 칼날을 갈며 그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복수를 계획한다.

물론 그 복수에는 여자의 성적 매력이 백분 이용된다.

여자는 돌아선 남자가 만난 여자의 능력 좋고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아버지를 유혹한다.

남자는 졸지에 전 여자 친구를 장모님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뭔가 익숙한 내용이지 않은가?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의 대략적인 줄거리 중 하나다.

중간 중간에 복잡한 복선과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키면 하나의 완벽한 일일드라마가 완성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섹스를 이용한 복수를 할 수 있을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복수의 대상자를 무참히 쓰러트리는 강력한 성적 매력이 존재하걸까?

 안타깝게도 성을 동반한 복수는 그다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현실에서의 복수는 보통 이렇게 시작된다.

결혼 10년차의 중년 부부가 있다.

남편은 출장이 잦은 직업이고, 아내는 집에서 아이들에게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남편의 지갑에서 이상한 이름의 술집 영수증을 발견한다.

이 영수증에는 아내가 상상할 수 없는 고액의 술값이 계산 되어 있었다.

이제부터 의심이 시작된다.

아내는 남편의 핸드폰을 뒤지고, 가방을 뒤진다.

 핸드폰 속에서 평소 회사 동료라고 알고 있던 ‘김 대리’의 문자가 묘하게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고,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거는 순간, 영수증에 나온 술집의 여 종업원임을 확인한다.

그 때부터 성을 이용한 복수가 시작된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재벌 사장님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복수는 섹스를 섹스로 대응 하는 것이다.

그녀는 남편이 했던 것처럼 외간남자를 만나고, 남편을 증오하며 질펀한 성관계를 갖는다.

남편과 같은 침대, 같은 방을 쓰지만 점점 대화는 줄어들고, 성생활은 잘해야 일 년에 두세 번뿐이다.

완벽한 복수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남편과 똑같은 여자가 되었을 뿐이다.

이렇게 현실에서는 복수가 복수답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혼자 당할 수는 없다며 남편, 혹은 아내가 아닌 다른 상대를 찾아 헤맨다.

둘에게 남는 것은 깊어가는 감정의 골과 이혼서류 뿐이다.

 머리채를 잡고 싸워봤자 답은 나오지 않는다.

부정을 저지른 것은 양쪽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왜 우린 섹스를 이용한 복수를 상상할까. 정답은 간단하다.

사랑으로 인한 배신감은 어느 무엇과도 비교 못할 충격과 배신감을 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가족으로 믿고 있던 남편 혹은 아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살을 섞었다는 사실은

 끔찍한 절망감을 동반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관계는 서로를 아끼겠다는 약속이다.

이 약속을 하는 순간 두 사람을 누구도 뚫을 수 없는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되고, 이 유대감은

어떤 자극에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

사랑을 배신당했을 때 느끼는 슬픔과 고통은 믿고 있던 유대감이 산산이 부서진 느낌이고,

아무리 노력해도 깨진 유대감은 예전만큼 굳건해지지도, 단단해지지도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사랑에 배신당한 사람들이 사랑을 이용한 배신을 꿈꾸는 것이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처럼 선한 사람이 승리하는 복수라면 상관이 없다.

우리의 현실은 결말이 보이는 드라마와는 다르다.

생각지 못한 반전이 생기기도 하고, 비극적인 결말로 모두에게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이런 불운한 복수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진부한 답이지만 결국 서로에 대한 믿음 밖에 없다.

상대를 처음부터 믿고 의심하지 않는다면 이런 복수는 시작도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