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한사랑병원

부부싸움을 하루가 멀다 하고 개시하는 집안이 있었다.

일명 상하 좌우가 뒤범벅 된 콩가루 집안이었다.

신기하게도 이정도 싸웠으면 서로 갈라설 만도 한데 매우 끈질기게 부부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죽이네, 살리네를 입에 달고 살던 부부가 결혼생활을 유지한 비결이 뭘까.

남편은 친구들을 만나면 아내 험담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술자리에 안주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그의 친구들까지 아내의 험담에 동참해 줄 정도였다.

그도 그런 것이 이 남자의 아내는 욕심이 많았고, 사치가 심했으며 시집 식구를 매우 괄시하고 있었다.

아무리 예쁜 아내라도 이런 최악의 조합이라면 두 손 두 발 다 저으며 피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 전까지만 해도 예쁜 얼굴에 모델 뺨치는 몸매로 남편의 정신 줄을 끊어 놓은 상태였고,

남자의 평생을 받쳐서라도 데려오고 싶은 신붓감이었다.

아내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힐 거라 다짐했던 남편이 혼인신고 도장 찍자마자

돌변했다는 것이다.

 명절 땐 친정에 가지도 못하게 하고, 쇼핑 한번 했다간 잔소리가 보름을 넘기기도 했다.

청소, 빨래, 밥은 남편이 전담하기로 했으면서 한 번도 스스로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날이면 날마다 친정에 가서 남편을 험담했고 친정에선 어서 빨리 갈라서라고 아우성할 정도였다.

하지만 둘은 절대 갈라서지 않았다.

분명 전날 밤 당장 이혼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언제나 말뿐이었다.

둘이 이혼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바로 속궁합. 둘은 마치 요철이 맞아 떨어져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속궁합이 환상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부부싸움 물 베기란 바로 이런 것이다.

송곳니 내세우고 으르렁 거려도 침대 위 이불 속만 들어가면 딴 세상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콩가루 집안이 콩기름 바른 콩떡처럼 고소해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아무리 둘의 궁합이 잘 맞아도 속궁합이 엉망이면 결혼생활이 불행해진다.

관계를 인생의 낙으로 보는 남편과, 섹스를 아이를 만들 때만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아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물론 성관계가 모든 행복을 좌우하진 않는다.

하지만 섹스 없는 부부생활이 얼마나 지지부진하고 심심할지는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다.

옛 어른들 말에 남자와 여자는 외형이 아무리 예쁘고 멋있어도 벗겨놓고 씻겨놔 보면

다 거기서 거기란 말이 있다.

 여자가 화장을 지우고 보정속옷을 벗는 순간 남자는 아차 한다.

 겉모습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일이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왁스로 빳빳하게 올린 머리 풀어 헤치고, 어깨 뽕으로 보강한 등 빨을 빼고 나면 길에서 흔히 보는 평범남이 남는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역사가 불끈 다음 시작된다는 점이다.

불 끄면 눈보다 몸이 더 중요하다.

시각은 떴을 때 보다 감았을 때 더 예민해 진다.

서로의 몸에 대한 탐구도 그때 가서 제대로 할 수 있다.

지지고 볶고 싸워도 평생 몸 섞고 살 수 있는 사람인지, 혹은 여기서 그만 둬야 할 사람인지 판단해야 한다.

결국 제 짝을 찾는 일은 외형이 아닌 속을 봐야 한다.

변강쇠는 옥녀를 만나야하고, 뽀빠이는 올리브를 만나야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남자가 원하는 최고의 여성상은 매우 단순하다.

현모양처 같은 외형에 주변인에게 잘 하고, 시댁 말 잘 들으며, 침대 위에선 여우로 변하는 여자를 원한다. 약간은 뻔뻔한 주문이지만 솔직하고 명쾌한 이상형이다.

이렇게 완벽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선 남자 자신도 완벽한 남자가 되어야 한다.

여자가 원하는 이상형은 의외로 매우 단순하다.

친정에 잘 해주고, 가정 형편 어렵게 하지 않는 남자라면 기본 점수는 딸 수 있다.

만약 결혼 후 속궁합 때문에 고생하는 부부가 있다면 포기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이미 엎지른 물은 어지간해선 담을 수 없다.

결국 끊임없는 대화와 서로에 대한 이해만이 해결방법이다.

의외로 속궁합은 노력하면 해결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