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한사랑병원

결혼 3개월째 접어든 이미숙(가명·여·30)씨에겐 남모를 고민이 있다.

 남들은 깨가 쏟아지겠다 라며 부러워하지만 그녀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결혼전엔 항상 사랑한다 말해주고 애정 표현을 과하게 해 남편에게 이런 문제가 있는 줄 몰랐다”라며

울먹이는 그녀의 요즘 고민은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것.

결혼 6년차 정종윤(가명·남·38)씨는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지쳐있는 아내가 항상 불만이다.

주말에라도
둘만의 시간을 갖으려고 하면 한사코 귀찮다며 거부하는 통에 솔직히

“이게 부부 맞나?”라는 회의감마저 든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30대 부부는 주 1~2회, 40대가 주 1회,

 50대는 2주에 1회 부부관계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성과학연구소가 기혼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는 한 달에 한 번 미만의

부부관계를 갖는 섹스리스(sexless)’가 28%에 달했다.


특히 이 중 20대 젊은 부부의 12%가 섹스리스인 것으로 판명돼 젊은 부부들의 성관계에

유독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섹스리스란 오랜 기간 잠자리를 하지 않고 지내는 부부를 가리키는 말로 알고 있지만

 아직 의학적으로 정확히 규정된 개념은 아니다.


문제는 섹스리스 부부의 고통이 부부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즉 부부간의 갈등과 우울증은 물론이고 대인관계에 대한
자신감 저하로 인한 사회적인 고립,

심지어는 이혼이라는 파국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오래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 부모가 외로우면 자녀도 외롭다?

이처럼 섹스리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흥미로운 연구조사가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바로 부모의 이혼이 자녀들을 섹스리스로 만든다는 것.

지난 24일 시카고대학
사회학과 에드워드 라우만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65년부터 1985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가 성생활을 멀리해 조만간 섹스리스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이유로 그들이 부모의 이혼을 많이 겪은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연 부모의 결혼생활이나
이혼이 아이들을 나중에 섹스리스로 만드는 것일까?

가족사랑서울 신경정신과의원 이정범 원장은 “부모란 자녀들에게 있어 중요한
역할모델이다”며

어린시절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은 무의식의 상태에서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배우기 때문에
부모의 모습들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 서로의 성관념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이어 자녀들에게 올바른 성역할로의 모델이 되고
싶다면 부부간에 서로 양보하고 잘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는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순천향대 소아과 서은숙 교수는 “부모의 결혼생활과
추후 자녀들의 결혼생활과는

100% 연관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부모의 이혼은 아이들에게 상처를 줘 왜곡된 성개념을
주게 된다는 주장이다.

 서 교수는 “부모의 이혼이 아이들에게 성을 거부하게도 만들지만 반대로 성에 탐닉해

문란한 성생활에 빠지게도 만든다”며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라 강조했다.

◇ 섹스리스 과학적 입증은 미흡

반면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신의진 교수는 이혼한 가정의 아이는 결혼만족도가 대체적으로

떨어진다는 조사도 있었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하나의 부부관계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은 다양한 원인들 즉 사회활동, 경제적인 문제,

종교문제, 몸의 피로,
스트레스등 여러 상황이 맞물려서 나타난다며 아직 과학적으로 뚜렷하게

 그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가페 부부행복 연구원 김성광 소장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물론 부모의 결혼생활이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그것은 일부분일 뿐”이라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보통 30대의 남성들은 감성적, 내향성, 민감성인 경우가
많고, 성장과정에서

 이전 세대에 비해 ‘마마보이’가 많아 사회적응능력 저하로 그것이 성을 담당하는

 뇌의 변형계로 미치게
된다.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현주 교수의 경우 섹스리스에 대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정신적인
발달이 더딘 현상을 꼽았다.

홍 교수는 “‘키덜트·피터팬 증후군’같이 나이가 들어도 아이들의 심리를 유지하려는 것과

 관계가 있다”며
섹스리스는 미성숙, 성억제, 성에 대한 무지함으로 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즉 정신적 성숙과 육체적 성숙이 함께 보조를 맞추지
못한 부부들이 섹스리스로 귀결된다는 것.

한편 건국대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섹스리스를 하나의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진단했다.


그는 “20~40대는 사회에서 생산자로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시기”라며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경제적인 갈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해 성적관심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 섹스리스, 원인부터 찾아야
치료

배우자의 성기능 장애, 발기부전과 조루, 성 불감증이 호르몬 또는 심인성에 의한 성 기피증

·성욕 저하증으로
이어질 가증성이 많다고 대다수의 전문의들은 충고했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성적인 문제를 유치하다고 보는 고학력·고전문직 중에 성
기피증 환자가 많다"며

"서로의 본능을 존중해주고 성적만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부 중
한사람이라도 부부생활에서 불만족이나 짜증이 쌓이고 있다면 무엇이 원인인지 밝혀내고

섹스의 회수보다 부부관계의 본질적인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랜 기간 동안 섹스리스가 지속될 경우 이는 실제 남편의 성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랜 기간 성생활을 하지
않아 정액이 제 때 방출되지 않을 경우 실제로 정액수가 감소 할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유의해야 할 점은 심리적·사회적인 요인
외에 비만, 당뇨로 인한 발기부전 등

질환으로 인한 섹스리스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그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