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으로 무지한 여자가 고결하다고 생각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성의 지적 충족을 만족시키기 위한 여자들의 노력은 계속 이어졌고, 순진한 얼굴로
‘아무것도 몰라요.’라며 옷을 움켜쥐는 여자들은 매력 없는 여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성에 대해 완벽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 역시
싸구려라는 느낌을 주기 십상이다.
결국 그녀들은 안다는 것을 자랑할 수도, 모른다는 것을 뽐낼 수도 없는 오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앙시앵 레짐 시대의 사람들은 성적인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개방되어 있었고,
여자들은 착실히 성교육을 받으며 완벽한 아내로 거듭날 수 있었다.
사실 그들이 성에 대한 계몽적인 사상을 품게 된 것은 여성들의 지나친 무지로 인한
성생활 불가능에서 온 것이었는데, 그저 순결하기만 한 어린 신부들을 안느라
신랑들이 진땀을 빼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남편의 품에 안기게 된 여인들은 성적으로 아는 바가 전혀 없었고, 결국 낯선 남자들의
모습에 울음을 터뜨린 채 도망가는 웃지 못 할 상황마저 벌어지는 일도 더러 있었다.
물론 소시민적인 사상으로는 여성들의 무지란 무엇보다도 성스럽고 도덕적인 것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그녀들의 처녀성은 부숴버리기에는 너무나 단단하고 고결해서
남편을 자연스럽게 맞아들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만 것이다.
사람들은 결국 여성들의 성교육을 절실하게 실감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여인들을 위한
구체적인 성교육의 장이 막을 열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이 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던 이유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첫날밤을 힘겹게 치러낸 부인들은 성적쾌락이라는 낯설고 아찔한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면서
그 짜릿함에 점점 침식당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무지의 아내가 3주 만에 음탕함의 절정을 달리게 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났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에 변해버린 여인들은 언제나 성적쾌락에 목말라하게 되었다.
남편들은 창부처럼 변해버린 아내가 던지는 농탕한 외설을 들으며 성적무지가 가져온
무시무시한 결과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여인들에게 성교육을 가르치기 위해 등장한 최초의 구애자는 다름 아닌 그녀들의 사촌이었다.
사촌들은 여자들 앞에 자랑스럽게 금지된 책이나 에로틱한 그림을 펼쳐놓았고,
처음 접하는 낯선 광경에 소녀들은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꼈다.
하지만 사촌들은 소녀들의 귀에 은밀한 속삭임을 불어넣었고, 성적 지식을 갈망하는 소녀들은
사촌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매혹적인 언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새겨들었다.
그 중에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사촌과 금기시된 욕정을 나누는 여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여인들은 후에 남편이 될 사람을 위해 열심히 지식을 갈고 닦았다.
일명 ‘사랑의 기술’이라 불리는 그들의 성교육은 결혼 전의 여자들을 싸구려 창부가 아닌
능숙한 매춘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부터 쾌락의 절정에 이르는 방법까지 두루 섭렵한 여인들은
무지했던 과거의 신부들과는 다르게 남편들을 즐거움에 빠뜨렸고, 남편들은 수수한 아내가
침대에서 요부처럼 변하는 모습을 보며 더 큰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매춘부와 관계를 맺는 것이 길거리에서 껌을 사는 것만큼이나 쉽던 시대에 남편을
그들에게 뺏기지 않기 위한 아내들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날이 갈수록 요염함을 더해가는 관능적인 아내의 모습에 남편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들의 성교육에 대한 역사는 순결함을 가장한 성적 무지가 결코 사랑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순진한 얼굴로 요부의 욕망을 감추고 있는 여자보다는 건전한 성지식을 알고 있는 여성과
성숙한 사랑을 나누는 편이 현명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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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