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이유는 서로에게 애정을 보여주고 확인받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초반에는 작은 선물을 나누며 조금씩 마음을 확인하지만, 후에는 서로의 애정을 담은
어떤 물건을 지님으로써 계속되는 확인절차를 생략하기에 이른다.
이에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방법이 아마 ‘커플링’일 것이다.
몸에 지니고 다니던 커플링을 빼는 것만으로도 연인사이가 끝났음을 암시하게 된다.
이처럼 정표(情表)는 간편한 애정표현이 된다.
중국에서는 이런 정표를 여인들이 자신의 몸에 새기기도 했다고 한다.
그녀들은 어떤 정표를 몸에 새겼던 것일까?
지금도 중국에서는 처녀 순결에 대한 정서가 확실한 편이다.
물론, 과거에는 더 심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조선시대의 정절 관념보다 더했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중국 여인들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조신한 생활을 했다.
중국의 대하역사소설인 ‘사조영웅전’을 보면, 여주인공 소룡녀는 팔뚝에 붉은 점이 새겨져 있는데,
그녀는 훗날 윤지평이라는 남자에게 몸을 농락당하고 만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던 그녀는 윤지평을 자신이 사모하고 있던 양과로 착각해 순종했던 것이다.
그 날 이후, 그녀의 팔뚝에 새겨져 있던 붉은 점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 붉은 점이 바로 수궁지(守宫痣)이다.
여인들은 도마뱀의 일종인 벽호(壁虎)에게 주사 일곱 근을 먹여 키운 후, 그 벽호를 잘 빻아
사지에 붙여 수궁지를 얻었다.
남성과 섹스를 치르면 이 붉은 반점이 사라졌다고 하니, 남자들에게는
간편한 처녀변별법이었던 것이다.
또 다른 정표로는 승려의 머리에 하는 계파(戒疤)와 같이 연인을 위해 신체에 흔적을 새기는
정파(情疤)가 있다.
이것은 여인의 몸에 뜻을 새김으로써 남성에게 완전히 귀속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때문에 정파는 여성의 신체 중 은밀한 부위에 새긴다.
가슴이나 엉덩이, 음부 등 연인이 아닌 타인은 절대 볼 수 없는 위치에 새기는 것이다.
이것은 여성이 먼저 요구하게 되며, 형식은 갖추지 않았으나 마음으로
부부의 연을 맺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파를 새기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향을 피부에 얹어 그 향이 타면서
피부에 상처를 내는 방법과 동전을 벌겋게 달군 후, 그것을 피부에 접촉하여 살을 태우는 방법이다.
이런 정파는 현재의 연인들도 많이 행하는 문신처럼 생각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여인이 몸에 새기는 정표로 자청(刺青)이 있다.
이것은 남성이 자신의 여인에게 새겨주는 것으로 애정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는다.
여자는 그것을 공개적 장소에서 드러내 보이면 안 되었다.
이것은 바늘에 색깔을 묻혀 피하에 찔러 넣음으로 피부 밖으로 그 모양이 드러나게 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고대 이집트에선 이 자청을 이용하여 사람의 사회적 신분을 표시하기도 했고,
영국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은 입술에 붉은 색을 이 방법으로 넣기도 했다.
고대 소녀들은 이 자청을 싫어했는데, 이유는 흔적을 평생 지니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몸에 일부러 만든 흉터를 지니고 살아야 하는 것은 여성으로서 거부하고 싶은 게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낭군들이 이 행위를 좋아해 어쩔 수 없이 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나라와 시대를 불문하고, 연인간의 은밀한 애정표현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과거 정표를 나눴던 이들에 비해 지금 현재 우리의 사랑은 조금 가벼워진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하지 않을까.
똑같은 모양의 반지를 하고 있다가 마음이 변해 쉽게 빼 버리는 것처럼 결혼의 축복을 잊고
얼굴을 붉히며 다투다 등을 돌려 버리는 부부들이 많다.
정표를 몸에 새겨 평생 애정을 간직했던 고대 중국 여인들의 마음가짐을
한 번 상기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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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왕실의 ‘공개 분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