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한없이 약한 존재다.
육식동물의 강한 이빨도 없고, 초식동물의 빠른 다리도 없다.
태풍을 이길 무거움도, 물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가벼움도 없다.
따라서 인간은 약한 존재다.
다만, 인간에게는 생각할 능력과 도구를 만들 발달된 손이 있다.
그러나 이 약한 두 가지는 세상을 지배할 강한 힘을 줬다.
인간은 모든 동물을 길들일 수 있고, 태풍을 피할 건물을 만들 수 있고,
물에 빠지지 않을 튜브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무엇보다 강한 존재라는 것이 확인된 인간이지만, 그래도 그들이 강력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짝사랑해온 그것, 바로 정력(精力)이다.
불로초(不老草)만큼이나 인간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 바로 정력제이다.
‘정력에 좋다는’ 말만 들으면 인간들은 못 먹던 음식도 삼켜버리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중국인들은 정력제로 다양한 음식을 개발했다.
원래 그들은 모든 음식을 잘 먹었다.
음식이라고 하지 못할 것도, 먹었다.
오죽하면 ‘발(足)달린 것이라면 의자 빼고 뭐든지 다 먹는다’라고 하겠는가.
고양이와 개는 물론이고 원숭이의 뇌, 물고기의 부레, 고릴라의 발까지 먹는다.
이들의 음식 개발은 주로 ‘정력보강’에 뜻이 있는 것 같다.
근래까지만 해도 세계의 호랑이는 안정된 수를 유지했으나, 중국인들에게 호랑이의 음경이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호랑이 음경이 유명해진 것은 정력과 최음 효과에 탁월하다는 말이 나오면서부터이다.
그들은 호랑이 음경을 잘라 캡슐로 만들어 복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이것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또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술로 이름난 ‘지보상편주’도 최음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이 외에도 인간이 정력을 위해 먹는 것은 아주 다양하다.
자료에 의하면, 매년 약 5만 마리에 달하는 물개가 음경이 잘리고 있으며, 상인들은 그 부위로
물개의 나머지 부위를 합친 것보다 500%나 높은 수익을 얻는다고 한다.
게다가 현재 중국에서는 코뿔소의 뿔이 ㎏당 5만4000달러에 거래된다.
물론, 정력을 짝사랑하는 인간들이 중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중동에서는 해산물이 정력제로서 각광받고 있다.
그들은 고래의 분비물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아무리 비싸도 일 년의 한 번은 복용한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인들은 살아 있는 방울뱀의 피를 먹고, 일본에서는 독이 든 복어를 먹으며,
로마인들은 도마뱀의 발을 먹었다.
오래된 기록을 살펴보면, 인류가 정력을 위해 남근에 발랐던 것만 해도 여럿이다.
바퀴벌레, 거머리, 자칼의 담즙, 당나귀의 젖 등을 바르고 갈아 마셨다는 것이다.
정력을 향한 인간의 갈망은 비단 먹고 바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때 몽골족 남자들은 성감을 더 자극하기 위해 염소의 눈꺼풀을 사용했었다고 한다.
자신의 음경에 염소의 속눈썹을 붙여 빳빳하고 까슬까슬한 느낌을
상대방에게 전하려고 했던 것이다.
또 영국의 남자들은 말린 자두가 이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서 침대 곁에
말린 자두를 놓아두었다고 한다.
생식기와 비슷하게 생긴 자두를 통해 상대방의 성감을 높이려는 것이었는데,
여성들이 어떤 쾌감을 느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도 해삼은 전 세계적으로 정력을 높여주는 음식재료로 인기가 높다.
놀라면 하얀색의 끈적끈적하고 가는 섬유들을 내뿜는 특성 때문에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자랑한다.
사실, 이런 음식들이 정력제의 역할을 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생식기를 연상시키는 시각적 효과를 주기 때문에 인간의 애절한 짝사랑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듯하다.
아마도 인간은 영원히 강한 정력을 갈망하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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