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로 인어(mermai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통 외국 전래동화에 나오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지만 한국에도 인어와 관련된 전설이 매우 많다고 해요.
일단 푸른바다의 전설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17세기 이야기책인 어우야담(於于野譚)에서 인어는 사람과 거의 똑같이 생겨 사람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나온다고 합니다.
어우야담에서는 김담령이라는 사람이 현령으로 발령받아 순행 중 바닷가 어부 집에서 자게됐는데 그 어부가 잡아서 기름을 빼내고 있던 인어 4마리가 불쌍해 놔줬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 어부는 인어기름이 엄청 고가여서 인어를 잡아뒀다고 하네요.
부산 동백섬에도 인어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머나먼 나란다란 나라에서 온 인어인 황옥공주가 동백섬에서 상륙해 그 근처에 무궁나라 임금과 결혼했다는 이야기인데요. 김수로왕에게 시집온 허황옥 왕후의 이야기가 와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거문도에는 인어를 '신지끼'라고 부르는데 이 신지끼가 돌을 던지며 출항을 방해하는 날은 폭풍우가 몰아치기 때문에 절대 나가면 안된다는 전설이 있다네요. 사람을 구해주는 좋은 해신으로 나옵니다.
장봉도에도 인어전설이 있습니다. 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인어를 건져올렸는데 말은 못하지만 살려달라 애원하는 인어가 불쌍해 놓아줬더니 그 다음날부터 엄청나게 고기가 많이 잡혔다네요.
직접 인어가 나오진 않지만 인어고기를 먹고 불로불사가 된 평양기생 낭간(浪奸)의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어요. 엄청난 아름다움과 불로불사의 몸을 얻었으나 사랑을 나누는 남자마자 죽자 낭간은 120살부터 비구니의 삶을 살기 시작해 200살이 지난 이후 속세에서 모습을 감췄단 이야기죠.
3면이 바다인만큼 우리나라의 인어이야기는 바닷가 마을마다 하나씩 다 있다고 할 정도라네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보다 훨씬 다채로운 한국의 인어이야기도 널리 알려지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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