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에겐 현모였을지 몰라도, 남편 이원수에겐 '엄처'?
최근 드라마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신사임당.
5만원권의 주인공이자 5000원권의 주인공인 율곡 이이 선생의 어머니로 전 근대시대 우리나라 여성 중 가장 잘 알려져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실제 신사임당은 정말로 당대에 현모양처로 이름이 높았던 인물일까요? 여기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 그녀는 전통적인 현모양처와는 매우 거리가 먼 삶을 살았기 때문이죠.
우리에게 알려진 조선시대의 전통적인 현모양처는 시댁에서 들어가 시부모를 잘 모시고 자녀양육에 힘쓰고 자애로운 어머니 상으로 그려지지만 신사임당은 결혼 이후에도 대부분 삶을 본인 친정에서 보냈고 집안을 좌지우지하며 가장 역할을 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그녀의 대단한 친정 때문인데요. 그녀는 당시 강원도 일대 대세력을 이룬 명문거족이자 막강한 재력을 지녔던 평산 신씨가문의 유명한 학자인 신명화의 두 번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외가인 용인 이씨 역시 명문 재력가였죠. 이에 비해 남편인 이원수의 가문은 재력도, 지위도 한미한 몰락 양반 가문이었습니다. 신사임당이 결혼 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3년상을 명분으로 아예 친정에서 20년 가까이 계속지냈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죠.
하지만 신사임당이 살았던 16세기만해도 양반가의 경우 친정의 힘이 막강하면 사위가 처갓집에 들어와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자가 장가를 간다는 표현도 그래서 생겨난 것이라고 하네요. 집안이 정계와도 밀접했던 신사임당의 경우 남편의 처세에도 조언을 많이 했다고 하네요.
한편 처가살이에 대한 설움이 쌓였던 이원수는 신사임당이 죽자마자 자기보다 스무살 어린 주막집 아낙과 재혼을 했고 이 일로 인해 율곡선생을 비롯해 자녀들과 연락을 끊고 지내게 됐다네요. 새어머니가 큰 아들 이선과 나이가 같아서 불화가 컸었다고 합니다.
신사임당에게 덧씌워진 모범적인 가정사의 이미지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내용이죠. 사실 지금 우리에게 알려진 전통적 현모양처의 이미지는 후대 율곡 학파의 제자들이 만들어놓은 허구에 불과하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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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연주는 계속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