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한사랑병원

최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질환이 여성의 자궁경부암에에서 남성의 비인두암으로

확대됨에 따라, HPV 유발 암종의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현행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NIP) 대상에 남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이승주 회장(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과)은 지난 3일 한국MSD가

'국제 HPV 인식의 날(3월 4일)'을 기념해 진행한 미디어세션에서 국내 HPV 질환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하며, 현 NIP 대상에 남성이 포함돼야 하는 이유를 피력했다.

이날 이승주 교수는 "HPV 감염은 대표적인 전염병으로, 바이러스가 주로 생식기 주변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생식기 감염이며 성매개 감염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HPV 중 사마귀나 암을 유발하는 주요 아형(6번, 11번, 16번, 18번 등)이 생식기 피부

기저세포에 주로 분포돼 있어, 성생활이 시작되는 동시에 HPV에 대한 

노출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우리 몸에 들어온 HPV는 2~3년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없어지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질환을 일으킨다"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자궁경부암"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가 말한 HPV 유발 암의 발생 조건은 두 가지다. 

16번, 18번과 같은 '고위험 바이러스'가 인체에서 '10년 이상' 머물러야 한다.

몸 안에 위치한 여성의 생식기는 바이러스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기에, 자궁경부암이 HPV 감염의 대표적인 질환이 됐다는 것.

문제는 사람들의 성생활 패턴이 변화하며, 생식기 위주로 발견돼던 HPV가 

구인두(목)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저위험 HPV 감염은 목 부위 사마귀 발생 정도에 그치지만, 고위험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하며 남성에서 두경부암 발생 원인이 됐다.

이 교수는 "미국의 경우 HPV로 인한 자궁경부암은 많이 감소했는데, 두경부암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 2013~2017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보면, HPV 관련 암에서 남성의 구인두암이 여성 자궁경부암 건수를 역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궁경부암의 경우에는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기 전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이를 미리 발견해 예방할 수 있지만, 두경부암은 미리 발견할 방법이

없다"며 "더욱이 (남성의 주요 감염 조직 유형인) 각질화상피 HPV 감염은

(여성의 주요 감염 조직 유형인) 점막성상피 감염보다 면역반응이 적게 유도될 가능성이 

있어, HPV 백신에 대한 항체 생성율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과거 HPV 백신이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틀에 갖혀 여성에서의 접종만이

강조됐다면, 이제는 HPV 감염 질환의 패러다임이 바뀐 만큼 바이러스 자체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전염병 관리의 기본 원칙은 집단면역 형성으로, 현재 진행 중인 

NIP 대상에 남성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HPV NIP를 시행 중인 110개국 중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을 포함한 52개국은 여아에서 남아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OECD 가입국에서 GDP 기준 상위 10개국 중 7개 국가는 HPV NIP에 

남성을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