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상 사는 것
그대여
한세상 사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있을 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이외수 시선집 중에서=
세벽녁 힌머리가 희끗희끗한 반백의 남편은
아내가 깰까 발소리 한번 내지않고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주말이라 딱히 갈때가 있는건 아니지만
'난 당신의 숨소리도 조차도 듣기싫어'
어제밤 아내의 말이
추운 세벽녁 남편의 갈길을 재촉한 건데요
자식낳고 사는 아내인데
남편의 마음은 쓸쓸하기만 합니다
요즘따라 아내는 왜 그런 걸까요?
아내도 도무지 자신을 모르겠습니다
남편 얼굴만 보면 화가나고 별일 아닌데도 소심하게 굴고
잔소리꾼 남편이 밉기만 합니다
젊었을 땐 퇴근하기 만을 손꼽아 기디렸든 남편인데
왜 숨소리조차 듣기 싫은 건지?
'앙드레 지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혼이란 날마다 새롭게 건축 해야하는 가건물이다
어디 결혼 뿐이겠어요
모든 인간관계가 끈임없이 재건축하지 않으면
폭삭 무너져 버릴만큼 나약합니다
집만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간관계 가까울수록 더 챙기고
더 보듬어 안아야 겠습니다
January.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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