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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보도에 따르면 라거펠트는 숨지기 직전까지도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명품 브랜드 펜디의 ‘2019 콜렉션’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거펠트는 최근 몇 주 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참석이 예정됐던 각종 패션쇼에 참석하지 못하다가 이날 숙환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칼 라거펠트.사진=EPA 연합뉴스

◆ 혼자서 책 읽고 공상 즐겼던 소년…세계적 패션 디자이너로

1933년 9월10일 독일 북부 도시 함부르크에서 스웨덴 출신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연유 사업을 했던 아버지 덕분에 여유로운 유년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드로잉에 뛰어났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서 책을 읽고 공상을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예술과 옷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 경연에서 코트 부문 1등을 하면서 파리 패션계에 입문했다.

그러다 1960년대에 펜디와 클로에에서 근무하며 패션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점차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1983년에는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샤넬’에서 일하며 이른바 ‘칼 라거펠트 시대’를 열었다.

같은해 1월 샤넬 오뜨 꾸뛰르 컬렉션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죽은 샤넬을 환생시켰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샤넬의 책임 디자이너로 있으면서도 펜디, 클로에 등 다른 브랜드와 자신의 이름을 딴 카를 라거펠트 등

여러 패션 브랜드의 옷들을 디자인하며 전 세계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 인정 받았다. 

그의 모피 가공 기술로 펜디에서 모피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현대적인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무겁고 둔탁한 모피가 가볍고 세련된 패션으로 변화한 것이다.

지금 펜디의 상징이 된 ‘더블 F(에프)’ 로고도 라거펠트의 작품이다.

이렇듯 기존의 샤넬 패션 디자인과 대중적인 문화 요소를 종합, 재창조하는 그의 디자인에 젊은 층은 열광했다.

1984년부터는 아예 샤넬의 프레타 포르테(기성복)까지 감독하면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명실상부한 샤넬 수장(首長)이 됐다. 

2000년 에디 슬리먼이 디자인한 디올 옴므 수트를 입기 위해 13개월 동안 다이어트해 42kg을 감량한 일화도 유명하다. 

다이어트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는 “뚱뚱한 여자들은 런웨이에 올라올 수 없다(No one wants to see fat women on the runway)”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칼 라거펠트의 반려묘 ‘슈페트’.사진=슈페트 인스타그램

그의 반려묘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지난 2015년 4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칼 라거펠트의 반려묘 ‘슈페트’가 2014년 기준으로 300만 유로(약 35억)을 벌어들였다. 

슈페트는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에서 ‘슈페트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고 독일 자동차 복스홀이 슈페트를 모델로도 활동한 바 있다. 

슈페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자 라거펠트는 “세련된 상품이 아니면 출현시키지 않겠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내가 고양이와 사랑에 빠질 줄은 몰랐다.

할 수 있다면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그는 한국과 패션을 매개체로 인연을 맺기도 했다.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은 2015년 샤넬 콜렉션에 아시아 스타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또 지난해 10월 프랑스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한국‘, ‘서울‘, ‘코코‘, ‘샤넬’ 등이 한글로 새겨진 샤넬 재킷을 입고

공식 석상에 나타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라거펠트는 당시 ”한국의 전통 옷감을 항상 좋아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한글이다.

 나는 한글을 사랑한다”라며 디자인에 한글을 사용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편 그의 죽음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20세기, 21세기 가장 열매를 많이 맺은 디자이너”로 전했다.

 BBC는 “칼 라거펠트는 패션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다. 죽

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패션에 매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