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한사랑병원

(사)Hearts and Hands는 4년 전 국내와 아프리카 특히 르완다를

돕기 위해 목포에서 만들어진 외교통상부에 등록된 NGO 단체입니다.

99년 인도를 시작으로 해외 의료봉사를 다닌 것이 올해로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2월 7일 (사)Hearts and Hands에서 아프리카 르완다로 파송한 고민수, 김애심 부부

선교사님을 돕기 위해  의사 2명, 치과의사 2명을 포함한 12명이 10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르완다를 잠깐 소개해드리면, 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한 경상도 크기의 작은 국가로 인구는 1,100만으로 과밀하고 천연 자원이 없는 산악지형이 많은 내륙국으로 1인당 GNP 1300불이며 90%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커피가 주산물입니다.

아프리카하면 매우 더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르완다는 해발고도 1600m 이상에 위치하여

아침. 저녁에는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처럼 시원하고 낮에만 더웠고 강수량이 많아 살기가

좋은 땅입니다.

94년 벨기에 식민지  통치 수단의 하나인 부족 간 이간정책으로 후타족(70%)과 두치족(30%) 부족끼리 내전으로 100만 명이 죽은 아픈 역사가 있다.

르완다 정부는 경제 성장의 기본전략으로 인력개발 등 교육분야 중점육성전략을 추진 중에

있고, 올해 아프리카 집중 투자국으로 지정되어 KOICA(한국국제협력단) 직원이 12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많은 NGO 단체가 돕고 있습니다.

중고차량과 오토바이가 많아 매연으로 호흡이 곤란하고 눈이 따가울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한국 KT 기갈리 지사장이 1억2천만 달러 국책사업을 진행 중이고

작년에 정식으로 한국 대사관이 개설되었습니다.

르완다까지의 여정은 인천공항에서 카타르 도하공항까지 10시간, 도하에서 르완다까지

7시간이 걸리는데 갈 때는 도하에서 1시간 30분, 올 때는 8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도하공항에서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습니다.

도하에서 르완다행 비행기를 타고 막 출발하려는데 승객들에게 모두 내리라는 것입니다.

영문도 모르고 내려 다른 비행기에 탑승하는데 우리 일행만 공항 대합실로 나오도록 하고

인천에서 부친 짐과 가방 18개를 다시 풀고 하나씩 보안검색을 시작했고 결국 우리가

타려던 비행기는 놓쳤습니다.

우리는 선교사님이 부탁한 짐의 고추장이나 된장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짐 가운데 검색대에서 수은이 검출되어 재조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은이 있는 물건을 찾지 못하자 공항책임자가 나와 정중히 사과하고 빨리 출국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당장 비행기가 없으니 차량과 호텔과 식사 등을 제공하겠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내가 진료 후 기증하려고 가지고 간 수은 혈압계 그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르완다가 7시간 우리나라보다 늦기 때문에 토요일부터 진료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부득이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게 무슨 일인가? 답답한 마음을 안고 이틀 만에

르완다 기갈리 공항에 도착했는데 거기서 또 짐이 통과가 안 되어 실랑이를 하다가

약품 6박스는 공항에 두고 개인 짐만 가지고 선교사님 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설날 아침 주일 예배를 드린 후 르완다에서 가장 가난한 니마가베에서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였는데 절반은 맨발이었고 검은 피부에 반짝이는 눈망울을

 잊을 수 없는데 원하는 약을 줄 수 없기에 건강검진과 칫솔 사용법과 위생교육을 하고

구충제와 영양제와 칫솔을 나누어주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마을 입구의 표지석에는 르완다와 한국의 국기와 함께 영어로 “새마을 운동”이라고

적혀있고 곳곳에 지붕개량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30-40년 전의 우리나라를

 보는 것 같아 조국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오가는 길에 점심때는 식당이 마땅치 않아 길가에서 양꼬치 구이, 바나나, 구운 옥수수로

때웠습니다.

우리팀은 어떻게든지 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한국 대사와 면담을 하고, 유력자인 개혁교회

교단장 바샤카 목사님(한국을 3차례 방문하신 지한파)을 통해 르완다 보건부 장관과 면담을

하게 되면서 앞으로 르완다에서 H&H의 사역의 지경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콩고 국경의 키예브 세레나 호수 호텔에서 하루를 쉬면서 서로의

삶을 나누며 여유를 가졌습니다. 난민들이 1000명 이상 텐트촌을 형성하고

살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출발 전에 영문으로 된 의사면허증, 재직증명서, 박사학위증, 이력서까지 보내주었는데도

보건당국에서 진료허가를 내주지 않고 딴죽을 걸었던 것을 보면 고 선교사님이 현지 사정을

잘 몰라서 실무자들과 관계자 원활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수의사였던 고 선교사님이 의과대학에 편입하여 공부하고 있어 앞으로

의사가 되어 병원선교의 꿈을 꾸도록 하셨는데 하나뿐인 국립 부타래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의대 학장을 면담하고 병원 소아과 교수에게 부탁하여 외래와 입원실 그리고 NICU를

돌아보았는데 약품은 부족해도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진지하게

환자를 돌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촬영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찍지 않았고 눈으로만 보았습니다.

13대의 Ventilator가 있는데 지금까지 1000g 아이까지 살렸다고 말했고

부속병원의 기자재를 서울임상재단에서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주립병원 한 곳을 방문했는데 응급실에서는 복수가 찬 환자를 복수천자를

시행하는 모습을 보았고, 많은 환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의약분업이 시행

중이었습니다.

바샤카 목사님을 통해 교단에서 운영하는 우무타라 농아학교에서 진료를

허락받고 작년에 가져간 남은 약을 재포장하고 비타민과 구충제를 준비했습니다.

버스로 3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하여 농아 학생 120명을 진료하는데 언어소통이 안되어

수화로 통역해서(현지어->영어) 진료 후에도 역순으로 알려주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만 일정을 끝내려는데 주변 마을 주민들이 몰려와 그냥 보낼 수 없어 계속 진료하다가

약품이 떨어져 진료를 끝낼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 통관되지 않은 공항의 약품은 바샤카 목사님께 기증키로 하고

아쉬웠지만 진료보다는 행정절차를 잘 지켜 모든 봉사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도하 공항에서 짐 보안 검색으로 고생할 것 같았지만 항공사의 특별 서비스를 통해

좋은 쉼과 비즈니스 좌석으로 행복하게 하셨고, 진료일정에 차질이

있었지만 현지 선교에 꼭 필요한 한국대사, 바샤카 목사님, 코이카 직원, KT 지사장,

보건부 장관을 만나 향후 H&H가 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17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내려오는 길에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촉촉이 내려 우리를 반겨줍니다.

                                         목포 한사랑병원장  조 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