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한사랑병원

길리어드사이언스 '렘데시비르'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유효성을 입증함에 따라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 타이틀을 거머쥘 것이 유력해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일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국내 임상을 통해 효능 및 안전성이 인정되면 

특례 수입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렘데시비르는 어떻게 코로나19 치료제로 부상하게 된 것일까.

렘데시비르의 시작은 에볼라바이러스

렘데시비르는 2015년 영장류에서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에 효과를 나타내며

 처음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서 아프리카에서 에볼라바이러스가 발생하자 길리어드가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이는

 후보물질 'GS-5734(현 렘데시비르)를 발굴해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서 

본격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8년까지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에 구조적인 용도로 사용되던 렘데시비르는 

2상 임상시험 개발 단계에서 좌초되고야 만다. 

2018년 말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다른 에볼라바이러스 치료 후보물질들과 

무작위대조연구를 

시행한 결과 유의미한 효과 입증에 실패한 것이다.

그렇게 한동안 정체기에 머물렀던 렘데시비르 개발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제2의 도약기에 접어들게 됐다. 

과거 사스바이러스(SARS-CoV)와 메르스바이러스(MERS-CoV)에 대해 

'in vitro' 및 'in vivo' 시험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을 나타낸 전력을 바탕으로, 렘데시비르가 올해 1월 미국 내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동정적 사용에 투여된 것이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했지만 해당 환자는 약물 투여 하루 만에 극적인 호전을 나타내며, 

렘데시비르를 단숨에 유망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명단에 올려놨다.

렘데시비르가 일약 '스타덤'에 오르자, 당시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급증했던 중국은 

가장 먼저 'in vitro' 시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한 

렘데시비르의 항바이러스 활성을 확인했으며, 

해당 결과는 2월 초 네이처(Nature)지에 발표됐다.

위기를 기회로…길리어드의 전략적 행보

중국에서의 렘데시비르 동정적 사용이 급증하자 중국 연구진들은 2월 초 

확실한 효과 입증을 위한

 무작위대조연구를 등록하고 경증-중등증 환자 및 중증 환자에서 3상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길리어드는 발 빠르게 중국 내 동정적 사용 및 임상시험을 위한 적극적인 

약물 지원을 약조하며, 

렘데시비르의 개발 전략을 수정하기에 이른다. 

에볼라 치료제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

이후 한국을 포함한 중국 근접 국가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자 

미국국립보건원(NIH)은 

2월 말 세계보건기구(WHO)와의 논의하에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국적 

임상시험을 개시했으며, 

그와 동시에 길리어드 역시 자체 개발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길리어드가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동정적 사용에 범국가적인 지원을 

약속하긴 했지만, 렘데시비르가

 당초 후보물질인 관계로 제조 물량에 한계가 있어 '약물 지원'과 

'신약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한국 역시 길리어드가 자체 진행하는 개발 임상에 더해 미국국립보건원이 

진행하는 연구자 주도 임상에 포함됐다. 

이에 내년까지 295명의 환자는 렘데시비르 치료를 무료로 제공 받게 된다.

베일 벗은 렘데시비르 치료 효과…결과는 '그린라이트'

이처럼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데이터가 최근 하나둘 발표되며,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 타이틀을

 따기 위한 길리어드의 행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가장 먼저 베일을 벗은 데이터는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국에서의 

임상시험 결과였다.

 그러나 4월 29일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된 이 임상시험에서는

 '초기 치료 환자에서는

 렘데시비르가 위약군 대비 환자 회복기간 단축에 경향성을 보였지만 

결론적으로는 렘데시비르군과

 위약군과의 효과 차이가 없다'고 돼 있다.

 렘데시비르는 환자의 증상 개선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인 셈이다.

하지만 이 임상시험은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잦아들어 환자등록이 

어려워지면서 조기 종료됐고, 

그에 따라 통계적인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그 연구결과는 신약허가 심사 등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다.

반면 같은 날 미국국립보건원은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이 조기에 1차 

종료점을 달성함으로써 

위약 대비 치료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총 1,063명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위약 대비 회복기간을 31% 단축시켰다는 것이다.

이 임상시험은 미국 의약품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가 1차 종료점의 

조기 달성을 이유

로 연구의 조기 종료를 권고했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길리어드 역시 같은 날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개발 임상 

SIMPLE 연구의 탑라인 결과를 발표하며,

 렘데시비르의 일관된 효과에 힘을 보탰다.

해당 임상시험은 렘데시비르 5일 용법과 10일 용법을 비교 평가한 결과이긴 하지만,

 렘데시비르를 투여 받은 환자 절반 이상이 투여 14일차에 퇴원 및 임상적

 개선을 달성했으며,

 이탈리아를 제외한 국가에서 렘데시비르 투여군의 사망률이 7%로 나타났다.

방대본ㆍ식약처 "국내 임상서 효과 입증시 특례수입 등 적극 조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외신이 나오자, 

한국 정부 역시 곧바로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지난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렘데시비르의 임상적 효능이 확인되면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으며,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렘데시비르의 기대효과가 안정성을 상회할 경우' 

특례 수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식약처는 "현재 국내에도 3건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안전성·유효성을 판단할 단계는 아니며, 국내외 임상시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렘데시비르의 유효성 판단을 위해서는 각 군당 분석 대상자 수, 

시험대상자 정보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하며, 안전성 판단을 위해서는 이상반응,

 중도 탈락율 등 

평가에 필요한 정보가 확인돼야 하므로 정확한 판단을 위해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렘데시비르가 

치료제로서 효능이 입증되고

 기대 효과가 안전성을 상회한다고 판단되면 특례 수입 등을 통해 

코로나19 환자에 사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